2009년 10월을 보내며…
오정방
세월은 화살과 같다드니 정말 빨리도 가서 마치 쏜 살과도 같음이
실감난다. 아니 그보다 더 빨라서 마치 로켓처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고나 할까?
내가 미국에 이민온지는 지난 달로 22년을 보냈지만 그보다 앞서
이곳 포틀랜드를 방문했던 적은 이달로 30년을 헤아린다.
1979년 뉴햄프셔 킹돔놋치 산장에서는 제14회 국제산악연맹
(UIAA) 총회가 있었다. 그 당시 한국산악회장 이시던 노산 이은상
선생님을 정대표로, 나는 한국산악회의 홍보이사였던지라 부대표의
자격으로 회장님으로 모시고 이 총회에 참석했는데 직장은 세종로
네거리에 있던U여행사의 총무이사였다.
뉴욕 JFK공항에 내려 뉴욕에서 머물다가 빨간 단풍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뉴햄프셔 총회장에서 사흘간 총회를 다 마치고 뉴욕을
거쳐 엘에이에 도착했는데 그 때가 10월 중순이었다. 한 달간의
여행일정이라 나는 장모님과 처제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장미도시
이곳 포틀랜드를 처음으로 잠시 방문하였고 나중에 처제의 형제
초청으로8년 뒤인 1987년 9월에 이곳으로 이민을 오게 된다.
인척간의 반가움도 잠시, 나는 다시 엘에이로 내려가 노산 선생님과
합류하였는데 그 때의 국내 정국은 극도로 불안했다. 엘에이 올림픽
거리에 박정권 물러나라는 피켓을 든 데모대를 보신 노산 선생님은
나라가 어지러우니 서둘러 귀국하자고 하여 일정을 앞당긴 것이
10월 24일이었는데 이틀 뒤인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아 운명하고 말았다. 조그만
총알 앞에서 절대권력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비극앞에 모두는
놀랐고 큰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가 하마 30년이 지났다.
그 해로부터 3년 뒤인 1982년 9월에 노산 선생님도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나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잠드시고 나는 서거 5주기까지
지켜본 뒤에 때가 되어 미국 이민의 길에 올라 지금까지 한곳에서
살고 있다.
일련의 그런 일들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데 벌써 30년 새월이
훌쩍 흘러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앞으로 30년은 더 살 수 없는
나이가 나도 되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10월을 보낸다.
< 2009. 10. 31>
⊙ 작품장르 : 시인의 수첩
오정방
세월은 화살과 같다드니 정말 빨리도 가서 마치 쏜 살과도 같음이
실감난다. 아니 그보다 더 빨라서 마치 로켓처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고나 할까?
내가 미국에 이민온지는 지난 달로 22년을 보냈지만 그보다 앞서
이곳 포틀랜드를 방문했던 적은 이달로 30년을 헤아린다.
1979년 뉴햄프셔 킹돔놋치 산장에서는 제14회 국제산악연맹
(UIAA) 총회가 있었다. 그 당시 한국산악회장 이시던 노산 이은상
선생님을 정대표로, 나는 한국산악회의 홍보이사였던지라 부대표의
자격으로 회장님으로 모시고 이 총회에 참석했는데 직장은 세종로
네거리에 있던U여행사의 총무이사였다.
뉴욕 JFK공항에 내려 뉴욕에서 머물다가 빨간 단풍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뉴햄프셔 총회장에서 사흘간 총회를 다 마치고 뉴욕을
거쳐 엘에이에 도착했는데 그 때가 10월 중순이었다. 한 달간의
여행일정이라 나는 장모님과 처제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장미도시
이곳 포틀랜드를 처음으로 잠시 방문하였고 나중에 처제의 형제
초청으로8년 뒤인 1987년 9월에 이곳으로 이민을 오게 된다.
인척간의 반가움도 잠시, 나는 다시 엘에이로 내려가 노산 선생님과
합류하였는데 그 때의 국내 정국은 극도로 불안했다. 엘에이 올림픽
거리에 박정권 물러나라는 피켓을 든 데모대를 보신 노산 선생님은
나라가 어지러우니 서둘러 귀국하자고 하여 일정을 앞당긴 것이
10월 24일이었는데 이틀 뒤인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아 운명하고 말았다. 조그만
총알 앞에서 절대권력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비극앞에 모두는
놀랐고 큰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가 하마 30년이 지났다.
그 해로부터 3년 뒤인 1982년 9월에 노산 선생님도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나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잠드시고 나는 서거 5주기까지
지켜본 뒤에 때가 되어 미국 이민의 길에 올라 지금까지 한곳에서
살고 있다.
일련의 그런 일들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데 벌써 30년 새월이
훌쩍 흘러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앞으로 30년은 더 살 수 없는
나이가 나도 되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10월을 보낸다.
< 2009. 10. 31>
⊙ 작품장르 : 시인의 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