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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백 . 2

2015.10.18 06:46

son,yongsang 조회 수:173

나의 고백 . 2

사기꾼 소년

 

성당 마당엔 애란(아일랜드) 신부님 혼자 서 계셨다

마침 내가 나타나자 그 분이 손짓해 불렀다

 

가서 탁구 배터와 공 한 세트만 사다주세요

그러지요

 

신부님은 아마 내 얼굴을 아시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돈을 길거리 오곱 야바위꾼에게 홀랑 털리고

신부님께 돈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날 기다리던 신부님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러고도 나는 모른 척 성당을 나갔고

그 신부님을 뵙고 고해성사를 했었다.

 

50년 전의 일이었지만

지금도 나는

그때의 야바위꾼과 비슷했던 내 모습을 잊지 못한다.

 

신부님. 내 죄를 용서해주십시오!

 

지금 백번을 뉘우친들 그 시절의 소년은

아직 보속(補贖)을 받지 못했다


아아, 하느님!

 

 

* 오곱 야바위꾼 :

주사위를 종지에 넣고 탁자에 굴리며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사기꾼을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