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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3초의 미학

2016.07.23 06:37

강신용 조회 수:175

 

3초의 미학

                                                                                                  

사 진 찍겠습니다. , 웃으세요. 하나 둘 셋. 째깍. 웃는 모습을 준비하는 시간은 3초다. 3초만 웃고 있으면 영원히 미소 띤 사진을 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인간은 3초 동안 30미터쯤 달릴 수 있다. 겨우 10초간만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다. 가장 빠른 동물은 치타이고 치타는 3초에 약 50미터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시속 80마일로 운행하는 자동차는 3초 동안 약 100미터를 달릴 수 있다. 인간은 1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를 가지고 있다. 첫인상은 3초안에 결정된다고 한다.

생명이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정상적인 도로 상태에서 최소한 3초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질기고 질긴 명줄도 겨우 3초 만에 결단이 난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동문회에서 70이 된 선배가 “이제 10살입니다” 라고 하는 말에 모두가 의아해 할 때 “인생은 60부터니까 이제 10살이 맞지요?”라는 말에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길고 긴 세월동안 겨우 3초 동안에도 생사가 결정될 수 있으니 한 순간순간이 모두 중요하다.

오랜만에 만난 손님이 일을 마치고 방문을 열고 돌아갈 때 문밖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3초간 보고 있어주자.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등 뒤에 대고 전해보자. 혹시 그가 가다가 뒤돌아보면 조용히 웃어주자. 친구가 차를 타고 떠날 때 3초만 지켜보자. 혹시라도 눈길이 마주치면 잘 가라고 안전하게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자. 짧은 3초도 은은하게 정이 넘치는 귀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하나 둘 셋하고 세는 동안 멈추어 보자. 그러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아이가 물을 쏟고 당황해 할 때 잠시 3초만 말없이 보아주자. 자신의 잘못을 본인이 깨달을 수 있도록 3초만 기다려주자. 그러면 10분간의 훈계보다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 때 하늘을 3초만 멀뚱히 쳐다보자. 그러면 화는 불꽃처럼 하늘로 스러질 것이다. 작은 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툴 때 성질 급한 한쪽이 소나기처럼 소리치며 불평할 때 조용한 미소로 3초만 들어주자. 그러면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에 소나기처럼 고일 것이다. 작은 몸짓에도 조용한 웃음에도 행복의 파랑새는 가슴으로 날아든다.

스위스의 유명한 시계 기술자가 아들을 위해 시침은 동으로, 분침은 은으로 그리고 초침은 금으로 정성들여 만든 시계를 선물했다. 그만큼 초는 금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자식에게 교육시키기 위한 아버지의 뜻이 담긴 시계이다. 60초가 모여 1분이 되고 60분이 모여 1시간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고 살라는 뜻이다. 아무리 컴퓨터가 빠르고 정확하게 발전해도 변함없이 일초 이초 삼초가 지나야 시간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간다. 하루는 길지만 한 달은 짧다고 한다. 일 년은 길지만 인생은 짧다고 한다.

우리의 운명이 한 발짝 내딛는 순간 결정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머리카락하나 만큼의 차이로 결정되기도 한다. 따뜻한 마음속에서 3초는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노도와 같이 급한 마음속에서 3초는 무섭고 괴로운 긴 시간이기도하다. 차가운 손을 잡고 따뜻한 미소로 3초만 포근히 안아주자. 그러면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어 보일 것이다. 2012년이 갔다. 하나 둘 셋 멈추고 둘러보자. 3초라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보자. 행복은 3초안에 결정될지도 모른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2013년을 기대해본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