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용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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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노시인의 자화상

2016.07.23 06:53

강신용 조회 수:236

강신용 CPA 살아 가면서

 

노시인의 자화상                                                                   09-29-2013

                                                                                   

산타 바바라의 하늘이 높고 맑다. 깊은 산속 촌동네에 역사 깊은 사립대학에서

모임이 있었다. 오솔길 끝머리에 자리한 아담한 강의실에 장년의 학생들이 가득하다. 모두가 학창 시절로 돌아간  행복해 보였다. 강사는 한국의 유명한 시인중 분이셨다. 시인의 강의실은 맑은 하늘과 학창 시절의 추억에  상큼한 분위기로 차있었다.  

 

시인의 목소리에 열정이 가득하다. 문학이 삶을 부르고 삶이 문학이라서 일까 70 시인은 현직 교수처럼 학생들 앞에서 신바람이 났다. 70여년 가족의 생사고락이 두시간 동안에 기승전결의 흐름으로 한편의 사극을 보여주었다. 칙칙한 고통도 시커먼 가마솥 불길에 녹아내려 아름답게 술술 풀어낸다. 삶의 몸부림이 문학과 일심동체가 듯하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한다. 부잣집에서는 뒤웅박을 담는데 쓰고 가난한 집에서는  여물 담는데 뒤웅박을 사용한다고 한다. 옛적에는 여자가 어떤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 뒤웅박처럼 인생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반백년 전까지 한국의 여인들은 많고 설움이 많던 시절을 살아왔다. 부잣집 맏며느리가 딸을 낳으면 살림 밑천이라 했지만 대가 끊기면 뒤웅박이 뒤집어지고 깨지던 시절의 엄마를 시인은 회상한다.     

 

시인도 공주들 틈에서 자랐다. 엄마는 공주 하나마다 다른 꿈이 있었다. 우리 집안에도 아들없는 7공주 형수가 있다. 언제나 다소곳하시고 큰소리 한번 치지 못하고 평생을 사신 분이다. 못난 형님과 산과 들로 자식 키우려고 해뜨면 해질녘까지 일만하다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신 분이시다. 공주를 키우나 딸들을 키우나 엄마의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찬 꿈이 있다.  제발 좋은 신랑만나 살아 달라고.

 

희망의 씨앗을 아이들의 가슴에 심는다. 사내 자식도 초등학교만 겨우 다니던 시절에 도시의 여자 고등학교에는 부잣집 딸들만 다닐 있었다. 서양식 신식 교육을 받는 지체 높은 집안의 딸들이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떠나는 딸에게  “니는 있을 끼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