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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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시) 살아있는 소리

2024.02.27 05:37

미주 조회 수:491

 

   살아있는 소리

                                                                              이희숙

 

마스크 위로 빠끔히 내민 눈

몸에 주렁주렁 달린 줄을 떼어내고

투석 기계가 담긴 가방을

조심스레 밀며 쉼을 찾아 떠난다

 

높다란 야자수 가지는 바람을 불러

나부끼는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널따란 바나나잎은

빗방울 받아내는 소리로

긴 밤을 지새운다

 

폭포는 낮은 곳으로 뛰어내려

모난 바윗돌을 다듬어주고

가슴을 풀어 바다를 채우며

하나 되라 하나 되라

철썩 처얼썩 수평을 만든다

 

 

기다리고 있던 푸른 별들이

퐁당퐁당 수평으로 뛰어들고

펌프질하는 투석 기계는

솟구치며 공기를 움직인다  

 

 

 

시 살아있는 소리.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