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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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시) 어느 할매의 봄날

2025.04.02 12:34

이희숙 조회 수:415

 

벚꽃1.jpg

 

어느 할매의 봄날  

이희숙

 

눈 부신 햇살 쏟아지는 봄 뜨락

워커에 의지한 백발 할매가 나들이 나왔다

 

흔들리는 바람 속에 잉태한 꽃망울들

흐릿한 눈빛에도 생명을 마주한다

 

일렁이는 봄기운 무뎌진 마음 간질이며

열리는 꽃잎은 내일을 향한 기도 되었다

 

봄비에 쓸려 내려간 연분홍 조각들

손끝에 닿기도 전에 흩날려간 벚꽃잎

기억에 머물지 말고 흘러가려무나

 

머물지 않는 건 꽃만이 아닌

생명의 순리인 것

살아온 자취는 투명한 시간 속을 헤엄치고

하늘 약속을 떠올리듯 가볍게 몸을 날린다

팝콘 터지는 꽃눈을 스케치하며

완연한 봄날 된다

 

느낌표를 찍을 수 없으리만큼

솟구치는 감격을 쏟아내며

할매의 봄날은 다시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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