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어깨
2009.02.07 06:14
오바마의 어깨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공순혜
버락 오바마, 그는 누구인가?
140여 년 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흑인 노예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해결되지 못했던 인종 문제를 뛰어넘고, 사회통합을 이루어낸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다. 케냐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233년 역사상 처음으로 당선된 흑인 태통령이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 (yes, we can)’을 내세워 승리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고.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풀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 자신감을 갖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148년 전 링컨 대통령이 썼던 그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링컨 열차 타기는 국민통합의 이벤트로서 통합과 희망을 상징한다. 경제위기 상황은 루즈벨트 대통령 때와 흡사하다. 루즈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위대한 국민은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경제부흥의 희망과 의욕을 고취시켰다. 오바마는 ‘희망과 미덕을 갖고 한 번 더 한파를 뚫고 폭풍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하며 미국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 미국의 자존심회복이라는 사명을 짊어진 첫 흑인 대통령은 독립선언문이 만들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의 열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로드 아일랜드에서 7시간 동안 차를 몰고 왔다는 70대 백인 의사는 오바마가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국제적 난제를 해결해 내어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던 미국의 옛 위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영하 7도의 추위도 녹인 200만 명의 취임식 축하인파들은 지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40대 젊은 새 지도자에 푹 빠졌다.
오바마의 등장은 가난한 서민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 세계인에게 알려줬다. 애틀랜타에 사는 106세 흑인 할머니 앤 닉슨 쿠퍼는 피부색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표도 못했지만, 오늘은 투표를 했고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했다며 미국은 꿈을 가져도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녀는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오바마 당선 연설을 들으며 우리가 흑인 대통령을 뽑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난 너무 흥분했고 내 106세 인생의 최고 순간은 오바마 승리 연설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어머니 던햄은 오바마를 새벽 4시에 깨워 영어공부를 시켰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책을 읽게 하고, 흑인 음악을 들려줬으며,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은(85) 하와이 은행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쓸 돈을 아껴 오바마를 흑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살게 했으며, 하버드 로스쿨까지 엘리트 교육을 시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자식 뒤에는 헌신적인 어머니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안타깝게도 오바마가 당선되기 전날 눈을 감았다고 한다.
2009년 1월 20일 취임식엔 캘리포니아 새들백교회 릭 워런 담임목사의 기도와 중국계인 요요마 첼로와 이작펄만의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했다. 예일대에서 흑인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엘리자베스 알렉산더 교수가 축시를 낭독했다.
2001~2003년 미국 계관시인 빌리 콜린스가 쓴 축시 ‘물에 띄우다(launch)'
"오늘 보드 한 척이 강으로 나아가네…….
짙은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온다고들 하지만
지금 우리 위엔 찬란한 태양일뿐…….”
태양 아래 강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보트의 이미지로 오바마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취임사 주제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18분 동안 말하면서 ‘국가’라는 단어 15번, ‘미국’ 9번, ‘국민과 일’이란 단어를 8번 사용했다.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먼지를 털고 일어서 미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 경제는 대담한 결정을 원한다. 도전을 이기는데 필요한 기본원칙은 근면, 정직, 관용, 호기심, 충성, 애국심이며 이런 정신은 역사를 진보시켜온 강력한 힘이다. 후손들에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지평선과 신의 축복을 응시하면서 전진해 나갔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통합을 강조하면서 근면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자고 다짐한 것이다.
미국과 세계가 평화 속에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오바마는 성공해야 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 그런데 오바마는 취임직후 미국산 철강만 쓰도록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했다. 동양의 공자(孔子)는 논어 제6장 옹야(雍也)편 28장에 ‘어진 사람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을 먼저 서게 하며 내가 이루고 싶을 때 남을 먼저 이루게 한다.’ (夫人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고 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남이 이루고 남이 얻도록 밀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새겨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온 세계인이 앓고 있는 이 경제위기상황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세계인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커피는 안마시고 아이스크림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카사블랑카’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란 영화를 좋아하며, 화가는 ‘피카소’, 클래식은 ‘바흐’를 좋아하고, 책은 허민 멜빌의 ‘백경’과 ‘해리포터 시리즈’, ‘스파이더맨과 코난 만화책’을 모으는 10대 소년 같은 사람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취미가 다양한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얼음과 같은 성격에 대중과 소통하는 능력과 적재적소에 사람을 고용하는 지혜롭고 냉철한 사고력을 가진 패기 넘치는 40대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난 뒤 바로 1시간 40분씩 운동을 한다니 오바마 어깨의 힘은 셀 것 같다. 이 무거운 세계의 경제위기를 거뜬히 들어 올리고 긴 어둠의 터널을 하루 빨리 빠져나와 태양이 빛나는 환한 들판에 우뚝 섰으면 좋겠다. 지구촌 사람들의 눈은 지금 오바마 어깨가 얼마만큼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버락(Barak)'이라는 단어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이름 같이 축복받을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2009년 1월 30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공순혜
버락 오바마, 그는 누구인가?
140여 년 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흑인 노예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해결되지 못했던 인종 문제를 뛰어넘고, 사회통합을 이루어낸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다. 케냐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233년 역사상 처음으로 당선된 흑인 태통령이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 (yes, we can)’을 내세워 승리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고.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풀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 자신감을 갖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148년 전 링컨 대통령이 썼던 그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링컨 열차 타기는 국민통합의 이벤트로서 통합과 희망을 상징한다. 경제위기 상황은 루즈벨트 대통령 때와 흡사하다. 루즈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위대한 국민은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경제부흥의 희망과 의욕을 고취시켰다. 오바마는 ‘희망과 미덕을 갖고 한 번 더 한파를 뚫고 폭풍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하며 미국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 미국의 자존심회복이라는 사명을 짊어진 첫 흑인 대통령은 독립선언문이 만들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의 열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로드 아일랜드에서 7시간 동안 차를 몰고 왔다는 70대 백인 의사는 오바마가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국제적 난제를 해결해 내어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던 미국의 옛 위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영하 7도의 추위도 녹인 200만 명의 취임식 축하인파들은 지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40대 젊은 새 지도자에 푹 빠졌다.
오바마의 등장은 가난한 서민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 세계인에게 알려줬다. 애틀랜타에 사는 106세 흑인 할머니 앤 닉슨 쿠퍼는 피부색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표도 못했지만, 오늘은 투표를 했고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했다며 미국은 꿈을 가져도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녀는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오바마 당선 연설을 들으며 우리가 흑인 대통령을 뽑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난 너무 흥분했고 내 106세 인생의 최고 순간은 오바마 승리 연설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어머니 던햄은 오바마를 새벽 4시에 깨워 영어공부를 시켰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책을 읽게 하고, 흑인 음악을 들려줬으며,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은(85) 하와이 은행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쓸 돈을 아껴 오바마를 흑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살게 했으며, 하버드 로스쿨까지 엘리트 교육을 시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자식 뒤에는 헌신적인 어머니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안타깝게도 오바마가 당선되기 전날 눈을 감았다고 한다.
2009년 1월 20일 취임식엔 캘리포니아 새들백교회 릭 워런 담임목사의 기도와 중국계인 요요마 첼로와 이작펄만의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했다. 예일대에서 흑인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엘리자베스 알렉산더 교수가 축시를 낭독했다.
2001~2003년 미국 계관시인 빌리 콜린스가 쓴 축시 ‘물에 띄우다(launch)'
"오늘 보드 한 척이 강으로 나아가네…….
짙은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온다고들 하지만
지금 우리 위엔 찬란한 태양일뿐…….”
태양 아래 강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보트의 이미지로 오바마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취임사 주제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18분 동안 말하면서 ‘국가’라는 단어 15번, ‘미국’ 9번, ‘국민과 일’이란 단어를 8번 사용했다.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먼지를 털고 일어서 미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 경제는 대담한 결정을 원한다. 도전을 이기는데 필요한 기본원칙은 근면, 정직, 관용, 호기심, 충성, 애국심이며 이런 정신은 역사를 진보시켜온 강력한 힘이다. 후손들에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지평선과 신의 축복을 응시하면서 전진해 나갔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통합을 강조하면서 근면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자고 다짐한 것이다.
미국과 세계가 평화 속에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오바마는 성공해야 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 그런데 오바마는 취임직후 미국산 철강만 쓰도록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했다. 동양의 공자(孔子)는 논어 제6장 옹야(雍也)편 28장에 ‘어진 사람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을 먼저 서게 하며 내가 이루고 싶을 때 남을 먼저 이루게 한다.’ (夫人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고 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남이 이루고 남이 얻도록 밀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새겨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온 세계인이 앓고 있는 이 경제위기상황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세계인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커피는 안마시고 아이스크림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카사블랑카’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란 영화를 좋아하며, 화가는 ‘피카소’, 클래식은 ‘바흐’를 좋아하고, 책은 허민 멜빌의 ‘백경’과 ‘해리포터 시리즈’, ‘스파이더맨과 코난 만화책’을 모으는 10대 소년 같은 사람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취미가 다양한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얼음과 같은 성격에 대중과 소통하는 능력과 적재적소에 사람을 고용하는 지혜롭고 냉철한 사고력을 가진 패기 넘치는 40대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난 뒤 바로 1시간 40분씩 운동을 한다니 오바마 어깨의 힘은 셀 것 같다. 이 무거운 세계의 경제위기를 거뜬히 들어 올리고 긴 어둠의 터널을 하루 빨리 빠져나와 태양이 빛나는 환한 들판에 우뚝 섰으면 좋겠다. 지구촌 사람들의 눈은 지금 오바마 어깨가 얼마만큼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버락(Barak)'이라는 단어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이름 같이 축복받을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2009년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