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계절 모르는 하와이에도
봄은 오는가!
3월 살랑 바람에 나뭇가지 끝
새순들이 눈을 비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무심한 세월이
못마땅하다는 듯
새삼스럽다는 듯
찡그린 눈길로 노려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앞집 뒷집, 이 산 저 산
뛰어다니며 터트리는 온갖 꽃들의 축제에
마른 몸에도 봄바람은 불고
들뜬 마음 가라앉히지 못한다.
시들지 않는 영원한 마음 늘 함께 있어
계절 모르는 하와이에도, 칠순 넘은 몸에도,
봄기운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