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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 1-12

2012.05.07 02:48

arcadia 조회 수:303 추천:29



   하루살이   


유 봉 희


저녁 문틈 바람으로
어찌하다 새어 들어왔을 검은 티끌
목숨의 길이가 하루살이라 한다지만
길고 짧은 것 비교할 것 못 된다.
너와 내가 다른 것은
나는 아침마다 청사과 하나를 시원하게 먹어버리고
저녁엔 붉은 포도주 한 잔으로 아득해지는 것.
하루를 사는 너는 입이 필요치 않아 없어졌다지만
그래도 미안하구나.

어느 하천이나 시냇가 어디
해질녘부터 어두운 밤까지 쟁쟁한 군무 속
솔직한 한 가지 춤, 단순하게 결사적으로
하얗게 목숨을 태울 수 있는 너는
너대로의 값을 다 치러서 좋겠다.
내가 네가 아니어서 확실한 말은 할 수 없더라도
입이 없어도 괜찮겠다.
너 아니?
입 때문에 사람을 벗어야 하는 사람들
입 때문에 백 년을 하루 값도 못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