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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에서 … 1-7

2012.05.07 03:52

arcadia 조회 수:627 추천: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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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 숲에서   


유 봉 희


대밋벌 대나무 숲에 바람 분다.
늦은 11월 해거름에 흔들리고 흔들린다.
힘주면 부러진다.
노래하려면 목이 풀려야지
춤을 추려면 몸이 풀려야지
바람은 무언가를 감아올리듯
자꾸 몸을 부풀리는데
비워라 비워라
저 대나무 속 들여다보지 않아도
휘청휘청 자신의 몸속 계단을 오르며
서늘한 빈방을 한 칸씩 늘리는 일일 텐데
이 어스름 녘 대나무 숲을 걷는 사람
짙은 나무 그늘을 돌계단 오르듯
무슨 등짐이 그리 무거워 보이는지.
비워라 비워라
이천오백 년 들어온 소리
대나무 숲에서
다시 듣는 그 바람 소리.




* 대밋벌 : 어떤 산을 중심으로 그 산의 기슭에 바싹 잇다은 벌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