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09:32
나의 침묵 이희숙
어렸을 때 살던 집이 포격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우크라이나 시민이 눈물을 흘린다 모포를 뒤집어쓴 주민들이 지하실로 대피한다 고향을 탈출하는 피난민의 차들은 꼬리를 있는다 아빠는 열차의 창문에 손을 얹고 딸에게 가슴 아픈 작별 인사를 한다 거리 곳곳에 민간인 시신이 널려져 있다 산산조각 난 파편은 지구촌 곳곳으로 파문을 일으켜 생존 위기를 맞는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엄마는 가슴에 새겨진 자식의 죽음을 끌어안는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한겨울의 추위는 더 매서워질 터 인플레로 인한 앞날의 경제는 침체속으로 가라 앉을 것이다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모습을 할아버지는 외면할 수 있을까 자유를 선택함으로 투사된 욕망의 시행착오는 언제나 피조물의 딜레마다 해가 솟아오를 때 창은 무엇을 비추었나 고통받는 자와 연대하여 그 뜻을 받아들이려 한다 생채기를 어루만지며 자연을 향한 풀무질로 소통을 회복하고 거친 곳이 평탄해지고 굽어진 곳이 곧게 펴지는 날 잡초를 추수 때까지 뽑지 않고 기다리면 땅은 반드시 돌아오리라 나는 처음에서 다시 시작하는 글을 쓰기 위해 유일한 침묵으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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