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주 시인이 사는
치악산 금대계곡 취월당(醉月堂)에서
                                  정용 진

낮에는
빈 하늘에 흘허가는
구름에 마음을 띄워 보내고
밤에는
천공에 떠오른 달빛에 취하여
수림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로
잠을 청하네.

산은 첩첩
물은 굽이굽이
화전민이  버리고 떠난 빈집에서
잠이 오면 자고
배고프면 토종벌집을 뒤지고
나물 캐먹고 물마시며 살려하오.

인적이 드무니
오가는 길도 필요 없고
노래야 산새들이 불러주면 되지요.

새벽잠은
지붕위에 툭툭 떨어지는
산 밤알이 깨워주고
한밤 문풍지 우는소리
자장가로 들으려하오.

천산에 눈이 덮여
산길이 끊겼으니
오늘 밤은
하현(下弦) 달과 대작(對酌)하며
시나 한 수 읊으려하오.
나의 안부는 낙엽에 적어
바람에 띄우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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