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가 좋아

2019.09.29 05:23

하광호 조회 수:4

배구가 좋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하광호

 

 

 

 달력을 보니 오늘이 추분이다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날이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기 때문에 계절의 분기점으로 여겨왔다.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오늘 새벽에도 운동하러 나갔다. 벌써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족구장 옆에 있는 운동기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하기 좋은 시기다.

 어제는 태풍 17호 타파의 영향으로 종일 비와 함께 강풍이 불었다. 집에서 스포츠TV 채널에 눈을 고정했다. 여자배구월드컵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 도마야체육관에서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으로 한국여자배구대표팀과 강호 아르헨티나 팀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세계 랭킹 9위인 한국대표팀은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기 내내 파이팅하고 있어서 박수를 보냈다.  

 

 배구경기를 보다보니 서재에 있는 트로피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 트로피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 두 달 전의 일이다. 외출 뒤 돌아와 보니 택배가 거실에 있었다. 까마득히 잊었는데 뜯어보니 한국시니어·실버배구연맹에서 보내준 트로피였다. 지난 630일 제1회 완도장보고배 전국남녀배구대회가 생각났다. 시상식에서 장보구부 감독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상 알림판과 상장을 받고 트로피는 이름을 기재하여 자택으로 보내주기로 했었다. 진안배구클럽에서 시니어부 우승을 하여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내내 선수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족함이 많은 봉사자임을 느끼면서 동호인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배구는 6인제와 9인제가 있지만 공식경기에서는 대부분 6인제로 치러지고, 9인제는 주로 사회생활체육에서 행해지고 있다. 나는 배구를 좋아한다. 10여 년 전부터 진안배구동호회에 참여하고있다. 진안문예체육관에서 1주일에 2번씩 배구를 한다.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 만나 연습과 게임을 했다. 그 당시 배구고문인 임종찬 선배로부터 국민생활체육 전국배구연합회가 주관하는 심판강습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3일간 C급 과정을 이수하여 심판자격을 취득했다. 2년 뒤에는 B급 자격을 취득했다, 2014년도 12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전주근영여고 체육관에서 연합회주관한 A급에 도전하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론을 공부하고 심판의 자세와 게임 운영요령 등을 실습했다. 70여 명이 함께 참여하여 땀 흘리며 노력했다. 그동안 청양전국배구대회, 여수전국 실버시니어남녀대회, 고흥대회, 완도장보고배대회, 남원대회, 진안홍삼배 대회에 출전했다. 대부분 지자체에서 축제 시 배구대회를 유치한다.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고 한다. 박진감 넘치는 배구를 하다 보니 동호인들과 단합도 잘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배구심판자격증을 취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과 함께 하다보면 내 스스로가 젊어진다. 배구동호인들과 함께 운동하며 어울려 지내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닌가? 지금이야 다양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지만 지난 시절엔 유일하게 배구를 많이 했다. 진안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 내 고향 은천마을 친구들과 선인, 사옥마을 친구들이 함께 사옥마을 숲에서 새끼줄을 묶어놓고 빵 내기 배구시합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진안군 성수면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성수면 배구클럽을 만들어 외궁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1주일에 두 번씩 운동을 했다. 인근에 있는 임실군 관촌면팀과 시합도 했다. 진안체육회장배 배구대회에도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면민의 화합을 위해서는 배구가 꽃이었다. 그 때 유관기관 단합대회 때 배구경기를 하다가 넘어져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다리에 깁스와 목발을 하고 다녔다. 그 이후로 배구를 하지 못했다. 지금은 배구경기의 심판으로 일조한다. 운동 시는 조심하며 뒤에서 리시브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배구는 9명이 함께한다. 배구공은 둥글다. 세상을 둥글게 모나지 않게 삶을 살아가라한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화합하고 배려하며 소통하고 지내라는 뜻이리라. 주어진 규정에 따라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기쁨을 맛본다. 한 점 한 점 올라가며 승리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석양의 붉게 지는 둥근 해를 보았다. 새털구름과 조화되어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온 대지를 붉게 만드는 둥근 해를 좋아한다. 나는 평소 사과를 좋아한다. 아침에 먹으며, 맛있는 둥근 사과의 달콤한 맛에 빠진다. 저녁노을을 보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사과를 먹으며 건강을 생각한다. 나의 저녁노을은 세상을 비추는 둥근 해를 통해 배우고, 운동으로 건강한 삶을 담보하고 싶다.  

                                                                                            《201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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