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정신을 본받아야/고재흠

2020.07.27 22:25

고재흠 조회 수:2

독립운동 정신을 본받아야

수필가/고 재 흠

 

 

 

 예부터 “역사를 소중하게 가꿀 줄 아는 민족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고 반성하며, 그 의미를 터득하게 되면 새로운 희망과 의욕이 솟아나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1919년 3월 1일, 그날은 일제의 사나운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조선독립을 선언한 역사적인 대일항쟁(對日抗爭)의 날이다. 나라를 잃고 일제 치하의 식민지로 살아가게 된 우리 민족의 쓰라린 참상에 대해 오늘의 우리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리만치 가슴 아프고 암담한 환경이었다.
 1910년 이후 독립운동가들은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일념에서, 특히 국외에서 독립운동 기지를 만드는 일에 열중했다. 대표적인 곳은 만주(중국 동북지방)였으며, 서간도와 북간도에서 독립운동 기지 건설운동이 전개되었다. 특히 우리 전북 부안군 상서면 노적마을 고광계(高光契·일명 고광설) 의사는 1920년 10월 대한광복단 함경남도 갑산분단(甲山分團) 교통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일본(조선총독부) 고등경찰에서 일본 총리대신과 각 대신 등에게 제출한 보고문서가 새로 발견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원문서(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사본)와 일본에서 발간한 <조선독립운동>이란 책(1967년) ‘민족주의 운동편’, 일본 동경(東京) 원서방(原書房)에 실린 두 가지 중요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활동한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단은 1920년 10월 독립군의 청산리전투 직후 홍범도 장군 등이 삼수・갑산 등 함경도 지방에 국내 세력을 부식(扶植)하고, 국내외에서 연계하여 무장투쟁을 전개하려 했던 원대한 계획에 따라 결성된,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그 독립운동 핵심단체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활동한 것으로 보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독립운동 활동 별도 자료를 확인한 바, ‘조선총독부의’ 기관지나 다름없는 <매일신보>에 보도기사가 게재되었으며, 1921년 1월 8일 또는 1월 18일자라고 ‘국사편찬위원회’ 소장자료에 기록되어 있다.
 세 번째 독립운동자료로 ‘전북연구원’에서 간행한 <전북학연구>1호(2019년 12월 31일)에 게재된 연구위원 장세윤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고광계 의사는 대한광복단(1897~1933)연락원의 직책을 맡아, 1920년 전후 시기에 중국 길림성 장백현(長白縣)과 함경남도 혜산진, 고향인 전라남북도 일원과 국내 지역을 왕래하며 항일무장 투쟁을 전개하고 있던 사정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네 번째 고씨대관(2003년 7월 1일) <독립운동공훈인명록>에는 고광계 의사는 함경남도 혜산진에서 주로 활동하는 대한광복단 갑산분단의 국외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고 명부에 수록되어 있다.


 현재 발굴한 6개 문헌에 여섯 번 성함이 수록된 것은 물론, 여러 일간신문을 비롯 고향 생가지인 부안군내 지역 신문과 대한광복단에서 활동한 연혁이 게재되어 있었으나, 일본경찰에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광계 의사는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아들 3형제와 함께 의병 7천여 명을 거느리고 금산전투에서 왜적과 혈투 끝에 순절한 고경명 장군의 12세손이다. 선조(先祖)의 의로운 행위를 본받아서인지 젊은 학자의 기백으로 의연히 일어서서 국권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독립운동에 적극 투신했다. 대한광복단에서 헌신적인 활동을 하신 고광계 의사에 대하여 존경을 표하며, 그 장렬한 독립정신을 추앙하는 바이다.
 한편 한 집안 3종간인 고평(高平) 장군이 대한광복단 본부(중국 북간도 연변 왕청현)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아 활동을 했다. 실제로 고광계 의사의 모친(안성녀)께서 평소 고평장군과 같은 단체에서 밀접하게 광복활동을 했다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많은 말씀을 하셨다.
 당시 “친일한 집은 흥하고 독립운동가 집은 망했다.”라는 말이 동요처럼 떠돌았다. 의사의 집은 부친(고민상)과 모친(안성녀)께서 2남 2녀를 두었다. 한학자로서 당시 훈장(訓長·서당 선생님) 강사료와 농가 소득은 모두 장남인 의사 고광계의 독립운동자금으로 쓰여져 생활은 아주 곤궁했었다.
 ‘광복운동을 하는 집’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의사의 부친(고민상)을 주재소 순사가 수시로 찾아와 집을 수색하고 연행하여 상서주재소에서 조사를 하고, 부안 경찰서로 이송하여 강력한 조사를 받은 것이 수십 차례이며, 어떤 때는 훈장 강의 중에도 연행하여 여러 번 강한 조사를 받았으며, 이웃집에 사는 친척(최봉실 씨)을 연행하여 조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의사의 사촌형님 고광준(高光俊)은 현직 공무원(부안군 하서면 호적계장)신분이었는데도, 경찰서로 연행하여 고광계 광복군이 언제 왔다 갔느냐? 어디에 있느냐? 사촌간이니 잘 알 것 아니냐? 등의 조사를 받았다. 또 다른 사촌동생인 고광한(高光環)은 이발소를 운영했는데, 수시로 순사가 집과 업소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며 경찰서로 연행하여 조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웃집에 사는 친척(최봉실)을 연행하여 참고인 조사를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당시는 일제강점기라 배고픈 삶이었다. 그때는 차가 없으므로 18㎞ 정도를 걸어가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이니, 가족이나 참고인 등은 모두 비극적인 삶이 아닐 수 없다.
 의사 (고광계)의 고향은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노적마을로서 산속 오지다. 조선시대 과거급제자가 11명이 배출된 마을로 성균관(成均館)에서 국가적으로 ‘으뜸마을’이라는 ‘인증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유교를 숭상하는 의로운 선비정신의 발로로서 그게 대한광복단에서 활동하게 된 동기라 했다.
 의사(義士) 고광계 부인(정성녀 鄭姓女)은 몸이 약하여 어지럼증을 앓고 있었는데, 특히 남편의 국내외 광복운동에 대한 염려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그래서 정신적 물질적인 고통이 더욱 심했다. 그 기간 동안 아내의 간병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픈 며느리는 시부모의 간병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의사의 슬하에 장녀(재숙 在淑)와 아들(죽촌 竹村)남매의 자손이 번족하여 자녀 손이 80여 명이 되었다. 고광계 의사는 일제강점기 내내 일본 비밀경찰 여러 명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그런데 그날은 일본 비밀경찰들이의 강력한 추격을 하므로 황급히 도망치다가 압록강변 혜산진의 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사망(1943년 음 2월 12일)했으니, 불행히도 객사를 한 셈이다. 그나마 당시 광복단에서 활동하며, 친분이 두터운 친구의 도움으로 연락이 되어 고향인 부안 사창치에 가(假)장묘 하였다.
한 가지 더 아쉽고 원망스러운 것은 1950년 6·25와 9·28 수복 때 고향이 한국전쟁 제2의 격전지가 되어 낮에는 경찰, 밤에는 빨치산이 치안을 담당했다. 빨치산의 은거를 차단키 위하여 국군이 그 지역(청림리· 중계리)5백여 가옥을 불태워버렸다. 그 과정에서 대한독립운동에 관련한 근거 서류가 완전 소실되었으므로 국가 서훈의 절차가 힘들게 되었다.
 대한독립운동 101주년을 맞아 올해는 의사 고광계 님의 독립운동 활동상황의 공훈을 인정하여, 나라에서는 서훈(敍勳)을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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