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2008.11.26 00:26

박정순 조회 수:41

찬바람이 한 번 스쳐 지나가자 마자 노오란 은행잎들은 힘없이 떨어져 버렸다 비가 오려고 하면 관절이 쑤신다던 어머니처럼 어느새 내가 어머니를 닮았다 늦가을의 쓸쓸하고 지독하게 아름다웠던 풍경 내 생의 한 순간처럼 그렇게 거리위에서 사라져버리고 겨울은 그를 닮았다 예쁜 미소가 닮았고 따스한 눈빛이 닮았고 그리고 부드러운 말투가 닮았다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 그를 부둥켜 안았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고 여전히 부드럽게 말했고 그리고 차갑고 써늘한 작별을 하듯 순간이 있는 힘을 다해 달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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