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 국을 놓고

2008.12.15 14:13

문만규 조회 수:74

북어 국을 놓고



담벼락을 안고

떠밀듯 누군가를 토해버렸지

울컥울컥 한 어깨울음씩

역류를 거부하는 당신을 오물로 버리는 일

시큼한 미련마저 뱉어버리는 일은

꺼지는 바닥으로 몸을 곤두박는 어지러움 같은 거야


천근만근 아침머리의 내벽을 때리는

누군가의 복받치는 손 방망이질

그렁그렁 붉은 눈물 머금은 토끼 눈알도

한바탕 속울음을 토해내고 있는가보다

바가지를 긁듯 당신 게워내고도

비운 내 속이 이처럼 쓰라린 건

썰물처럼 가버린 그 안

습기마저 죄다 말라버린 그 바닥에

쩍쩍 균열이 지고

다시 그 위에 내려앉는 적막조차는

끝내 비워버리지 못해서 일 테지


머리를 짓찧는 견딤이 얼마나 더 오래야

온전히 당신 지워지려나

이미 내 안에 독하게 스며든

숙취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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