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2010.05.13 16:21
금을 그어 보는 거죠 잃어버린 속옷과 지금 신고 있는 신발, 앞으로 다가올 모자에 대해서 금을 그어 보는 거죠 호수가 출렁거리죠 물결에 금이 가는 거죠 잔잔했던 수면에 풍랑이 일죠 머리든 뒷꿈치든 잊고 산 것들에 대한 추억이 봄비처럼 떠오르는 거죠 잠겼다고 다 잊었다고 생각한 것들이 말이죠 지나쳐서 병이 되었던 것들도 얼굴을 내밀게 되죠 젊은 객기로 떠나보냈던 첫사랑 같은 것도 말이죠 물에 불어 떠오르게 되는 것이죠 역설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봄비로 보냈던 시절을 봄비가 다시 재생시켜주는 거죠 신고 있는 신발에 통증이 쌓여도 신발을 벗지 않는 거죠 모자를 향하여 풍선처럼 하늘로 떠오르는 거죠 땅끝에 사는 구름이 어깨까지 내려와도 말이죠 신발이 꽁꽁 시간을 묶어 놓는다해도 사는 것이 금을 긋는 일,나부끼는 것이 휘파람인 것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또 금을 긋게 되고 휘파람을 불어보는 거죠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7899 | 마음의 병 | 이월란 | 2010.05.18 | 68 |
| 7898 | 가시버시 사랑 | 김우영 | 2010.05.18 | 49 |
| 7897 | 밤꽃 | 구자애 | 2010.05.18 | 57 |
| 7896 | 초점에 대하여 | 윤석훈 | 2010.05.18 | 60 |
| 7895 | 경동맥 해면정맥동루 | 한길수 | 2010.05.17 | 44 |
| 7894 | 산에 오르며 | 윤석훈 | 2010.05.17 | 56 |
| 7893 | 5월에 드리는 감사/'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0.05.15 | 59 |
| 7892 | 해후를 기다리며 | 박정순 | 2010.05.14 | 46 |
| 7891 | 당분간 | 박정순 | 2010.05.14 | 65 |
| 7890 | 병상일기 | 박정순 | 2010.05.14 | 55 |
| 7889 | 부채이야기 | 구자애 | 2010.05.14 | 54 |
| 7888 | 신발 뒷굽을 자르다 | 정국희 | 2010.05.13 | 59 |
| » | 휘파람 | 윤석훈 | 2010.05.13 | 49 |
| 7886 | 하늘이 보이는 창 | 안경라 | 2010.05.13 | 38 |
| 7885 | 몫 | 윤석훈 | 2010.05.12 | 52 |
| 7884 | 풋고추/거울 앞에서 | 윤석훈 | 2010.05.12 | 23 |
| 7883 | 누군가 | 윤석훈 | 2010.05.12 | 58 |
| 7882 | 말의 위력/유대인들이 왜 이차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대량 학살당했나? | 김수영 | 2010.05.10 | 43 |
| 7881 | 꿈꾸는 자 | 김수영 | 2010.05.10 | 56 |
| 7880 |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0pt"> 수필의 맥과 경로 잇기 | 박봉진 | 2010.05.09 |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