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해면정맥동루
2010.05.17 07:11
마취제 등 꽂혀 주입되고 이내
"제 말 들리십니까? 들리……. "
UCLA병원에서 6시간 수술하는 동안
솜 안개 자욱한 꿈길 점점 깊어간다
좀처럼 가시지 않았던 두통
나이 마흔 넘어 몸 한 구석쯤
아프지 않은 이 어디 있으랴
피보다 더 붉은 스트레스 갈래
수만 마일 고장 없이 잘 달려왔는데
"어? 내가 왜 그러지."
올라서고 겹쳐 갈 길 잃어버린 공항
새벽 4시까지 응급진료 기다리며
고막 속 꿈틀거리는 절음의 병명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세요."
혈관 터져 고여 있는 검은 실 줄기
세상 알 수 없는 일이 어디 한 둘이랴
한쪽 눈으로만 사물 봐야한다면
바퀴가 둘 뿐인 자동차도 굴러다니겠지
여전히 꿈틀거리며 파열되는 통증
맹물도 토해 담을 수 없어 가벼워진 몸
살고 싶은 간절함 꿀꺽 삼키며
"가족을 몰라볼 수도 있습니까?"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의 옅은 미소
슬픈 잔영 보듬으며 살라 하기엔
반쪽만이라도 곁에 남아있고 싶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7899 | 마음의 병 | 이월란 | 2010.05.18 | 68 |
| 7898 | 가시버시 사랑 | 김우영 | 2010.05.18 | 49 |
| 7897 | 밤꽃 | 구자애 | 2010.05.18 | 57 |
| 7896 | 초점에 대하여 | 윤석훈 | 2010.05.18 | 60 |
| » | 경동맥 해면정맥동루 | 한길수 | 2010.05.17 | 44 |
| 7894 | 산에 오르며 | 윤석훈 | 2010.05.17 | 56 |
| 7893 | 5월에 드리는 감사/'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0.05.15 | 59 |
| 7892 | 해후를 기다리며 | 박정순 | 2010.05.14 | 46 |
| 7891 | 당분간 | 박정순 | 2010.05.14 | 65 |
| 7890 | 병상일기 | 박정순 | 2010.05.14 | 55 |
| 7889 | 부채이야기 | 구자애 | 2010.05.14 | 54 |
| 7888 | 신발 뒷굽을 자르다 | 정국희 | 2010.05.13 | 59 |
| 7887 | 휘파람 | 윤석훈 | 2010.05.13 | 49 |
| 7886 | 하늘이 보이는 창 | 안경라 | 2010.05.13 | 38 |
| 7885 | 몫 | 윤석훈 | 2010.05.12 | 52 |
| 7884 | 풋고추/거울 앞에서 | 윤석훈 | 2010.05.12 | 23 |
| 7883 | 누군가 | 윤석훈 | 2010.05.12 | 58 |
| 7882 | 말의 위력/유대인들이 왜 이차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대량 학살당했나? | 김수영 | 2010.05.10 | 43 |
| 7881 | 꿈꾸는 자 | 김수영 | 2010.05.10 | 56 |
| 7880 |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0pt"> 수필의 맥과 경로 잇기 | 박봉진 | 2010.05.09 |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