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같은 야곱아

2010.10.02 11:31

김수영 조회 수:89

지렁이 같은 야곱아,                         金秀映      남가주에는 비가 겨울에 많이 오고 여름에는 좀처럼 안 온다. 그러나 어제 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비가 오락가락 하다가 그쳤는데 오늘 아침은 완전히 구름이 해를 가려 비를 뿌리기 시작하지만 비가 많이 올 것 같지는 않다. 여름에는 항상 날씨가 그랬으니 말이다.       모처럼 비에 나무와 화초가 활기를 찾고 생기가 돌고 활짝 웃는 것 같다. 아무리 스프링쿨러로 물을 주고 호스로 물을 뿌려도 그저 생명만 유지할 뿐 생기가 도는 것 같지가 않고 끝없이 물만 달라는 표정을 하고 행복해 보이지 않던 나무와  화초가  이렇게 완연히 표정이 달라 질 수가 있을까!       사람들 가운데도 비를 뿌려 생명을 주는 사람들이 있고 물을 뿌려 겨우 갈증만 해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 보니 재미있는 비교가 되어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나는 과연 비를 뿌려 생명을 주는 사람에 속하는가 아니면 겨우 물만 주어 갈증만 추겨주는 사람인가 생각해 보니 부끄럽게도 아무 곳에도 해당이 안 되는 것 같아 이왕이면 비를 뿌려 생명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깊이 생각에 잠겨본다.        모처럼 비에 지렁이가 기어나와 드라이브 길 위에 꿈틀거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처럼 지렁이가 많지 않아 보기 힘든데 귀한 지렁이가 나타나서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성경 말씀 구절이 생각났다.       성경을 읽다가  우리의 두뇌로 이해가 안 되는 곳을 발견하게 되면 당황할 때가 있다. 그 중에도 요한계시록은 가장 난해한 책으로 간주한다. 셩경의 해박한 지식과 성령님의 도우심 없이는 풀이가 어렵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다가 가장 쉬운 문장인데도 단어 하나하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종종 있어서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한다. 이사야 41장 14절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지렁이 같은 너 야곱아, 너희 이스라엘 사람들아 두려워 말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를 도울 것이라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니라.”        왜 그 많은 생물 가운데 하나님의 선민인 이스라엘 백성을 지렁이에 비교했을까 하고 나는 지렁이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한국에 사는 친구가 화원을 운영하는데 한번은 대화 중에 지렁이에 대해 언급하자 나는 적이 놀랐다. 지렁이가 그렇게 유익한 생물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지렁이를 수입해 온다는 것이다.  한국에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그 먼 나라에서 수입까지 해서 무엇에다 쓸려고 그 징그러운 지렁이를 수입해 오느냐고 반문해 본 적이 있다.        지렁이를 땅속에 묻어두면 땅이 비옥한 땅이 된다고 했다. 많은 구멍을 내어 땅이 숨을 쉬게 만들게 할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묻어두면 과일 껍질과 찌꺼기 채소를 먹어치우고 특히 수박을 좋아한다고 했다.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난 다음 기름진 배설물, 분변토를 만들어 각종 무기질이 풍부한  비료를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이렇게 신기한 지렁이에게는 몸 일부가 새로 자라게 하는 능력, 저절로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 는 것이다. 지렁이는 몸의 일부가 잘려 나가도 자기 몸 전체의 상당 부분을 자라게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왜 새끼손가락 하나라도 다시 나게 할 수없을까 나는 생각하면서 지렁이의 생존이 우리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일까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보았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다고 생각하니 지렁이야말로 인간을 위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물이란 것 깨닫고 징그럽기만 하던 지렁이가 한없이 고맙게 생각이 들면서 지렁이게 더 는 소금을 뿌려 죽이려고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하나님께서 지렁이의 속성을 다 아시고 ‘지렁이 같은 너 야곱아,’하고 부르셨던 것을 생각하면 난해가기만 하던 이 말씀이 쉽게 풀리면서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의 선민으로 택함 받은 이스라엘이 바벨론 70년 포로생활 할 때나 이웃 나라 강대국 앗 수루 나 메데 파사나  로마나  강대국의 침략을 받아도 재생력이 강한 지렁이처럼 다시 살아난다는 은유가 그 속에 숨어 있지 않을까. 땅속에서 구멍을 뚫어 땅을 숨 쉬게 만들고 분변토로 비료를 만들어 식물에 영양분을 공급한 지렁이처럼 이스라엘이 하나님 말씀으로 모든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낸다는 뜻이 또한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하나님 말씀은 아무렇게나 던져진 말씀이 아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성령의 감동으로 써여진 계획된 말씀이라  우리들의 영의 양식이 되는 것이다. 히브리서 4:12절 말씀을 명상하면서 지렁이를 더는 죽이지 말고 살려 두어야지 결심해 본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 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지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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