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2
2010.09.17 11:24
산모퉁이 돌아 비탈진 곳
허물어진 빈 집 하나
거친 삶 일구다 지쳐 떠난
옛 주인의 숨소리
아직 살아있다
앞뒤뜰 무성한 잡초밭에
한낮의 빛살 꺾어지고
은밀하게 숨어들던 흰나비 한쌍
거미줄에 낚이었다
적막해라
괴이해라
수상한 거미의 집들
빈 방에 남겨진 살림살이
덜컹거리는 문짝들이
삶을 할키고 간
찌꺼기로 남아
비 내리는 밤마다
귀기스런 울음소리를 낸다던데
한 평생 살아가는 일도 힘겨워
모두에게 버림받고
제풀에 무너져 내리는
저 쓸쓸한 폐가
보소, 사람들아
세상 일구다 힘겨워 떠나려거든
문이라도 닫고 가 주소
언젠가는 돌아와
닫힌문 열어젖힐
빛나는 손길 있으려니
두드릴 문조차 없는
문 앞을 서성이다
산모퉁이 돌아서는
내가 보인다
허물어진 빈 집 하나
거친 삶 일구다 지쳐 떠난
옛 주인의 숨소리
아직 살아있다
앞뒤뜰 무성한 잡초밭에
한낮의 빛살 꺾어지고
은밀하게 숨어들던 흰나비 한쌍
거미줄에 낚이었다
적막해라
괴이해라
수상한 거미의 집들
빈 방에 남겨진 살림살이
덜컹거리는 문짝들이
삶을 할키고 간
찌꺼기로 남아
비 내리는 밤마다
귀기스런 울음소리를 낸다던데
한 평생 살아가는 일도 힘겨워
모두에게 버림받고
제풀에 무너져 내리는
저 쓸쓸한 폐가
보소, 사람들아
세상 일구다 힘겨워 떠나려거든
문이라도 닫고 가 주소
언젠가는 돌아와
닫힌문 열어젖힐
빛나는 손길 있으려니
두드릴 문조차 없는
문 앞을 서성이다
산모퉁이 돌아서는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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