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

2010.09.18 16:10

그레이스 조회 수:57



    사람과 사람 사이

                    
                   홍인숙(Grace)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건
    나무와 나무의 속삭임을
    들을 줄 앎과 같은 것입니다
    긴 세월 침묵하는 나무들의 음성을
    견고한 땅속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맑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한다는 건
    바다가 파도를 토해내듯
    온몸으로 아파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밤새워 바다의 신음을 안고  
    울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손끝에 남아있는
    마지막 욕심까지 버렸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는 채우려지 않을 때
    사랑은 완성되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삶이란, 인생의 끝이 죽음인 것을
    서서히 확인해 나가는
    힘겨운 과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또한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  *  *

    저의 시들이 저도 모르는 분의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아름답게 올려져있는 것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오늘도, 우연히 아래 주소의 블로그에서
    예쁘게 자리잡은 저의 시를 만났습니다.

    제 서재에도 없었던 아주 오래전 저의 시이기에
    아련한 그리움을 안아봅니다.

    http://blog.daum.net/smjs45/6991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