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우산/한국 '들소리문학'가을호---조옥동
2011.10.13 16:07
작아지는 우산
조옥동
언제부턴가 스스로 쓰고 다닐
우산이 필요했다
곱지 않은 얼굴, 작은 키에
유행을 한참 지난 자신 없는 모습을
적당히 가려줄만한 넉넉한 기왕이면
조금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
낮게 우산을 들고 길을 가며 궁금해졌다
옆을 스쳐가는 사람이 보고 싶고
이웃을 조금씩 힐끗 살펴볼수록
내 우산이 작아 보였다
내 우산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우산 속 움츠러진 나를 들켰을 때
넓어진 세상 수많은 소리들 사이를
우산이 나를 들고 걸어가며 말했다
작아지는 것은 우산이 아니고
높은 문명들 틈에 끼어
내가 작아지고 있다고
우산보다 작은 내가 보이지 않는다
조옥동
언제부턴가 스스로 쓰고 다닐
우산이 필요했다
곱지 않은 얼굴, 작은 키에
유행을 한참 지난 자신 없는 모습을
적당히 가려줄만한 넉넉한 기왕이면
조금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
낮게 우산을 들고 길을 가며 궁금해졌다
옆을 스쳐가는 사람이 보고 싶고
이웃을 조금씩 힐끗 살펴볼수록
내 우산이 작아 보였다
내 우산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우산 속 움츠러진 나를 들켰을 때
넓어진 세상 수많은 소리들 사이를
우산이 나를 들고 걸어가며 말했다
작아지는 것은 우산이 아니고
높은 문명들 틈에 끼어
내가 작아지고 있다고
우산보다 작은 내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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