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예감은 / 김영교
2011.10.18 18:37
이 가을 예감은/ 김영교
가을은 위대한 화가인가, 나무들 마다 아름답게 채색
물감이 모자라지도 않나보다
차고 옆 메이플 나무
철없이 펄럭이다 달아 해진 노란 빨간 양말들
막무가내로 벗어놓는다
쓸어 모으려 빗자루를 든 내 모습
나는 어떤 색깔의 사람 양말일까
돌아다닌 적 없어도 달아 남루해진 나목상체
맑은 하늘이 걸터 앉는다
싸늘한 바람이 가지사이를 쉽게 빠져나간다
함께 뒹구는 가을이
마냥 따스하기만 한 것은 내 등을 쪼여주는 저 햇살
다음 계절을 꿈꾸고 있는
귀소의 뿌리 의식
움츠러드는 어깨를 추겨세운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따스한 심장 가득 차는 충만
살아있음이 참, 좋구나
맑고 맑은 가을호수에 아침이 내려오면
굴절된 나의 안팎 시력은 드디어 교정된다
뭉클, 목구멍에서 발 뒤꿈치까지 관통
더 바빠진 청소부의 손길
낙엽을 쓸고 나를 쓸고
마음속 더러움을 빗질한다. 지구 밖으로 쓸어낸다
한사코 붙어있는 욕심의 낙엽들을
이 가을 나의 예감은
달아 구멍 난 양말의 내 모습
기워달라고 뿌리에게 몽땅 내주는
9//16/2012 퇴
가을은 위대한 화가인가, 나무들 마다 아름답게 채색
물감이 모자라지도 않나보다
차고 옆 메이플 나무
철없이 펄럭이다 달아 해진 노란 빨간 양말들
막무가내로 벗어놓는다
쓸어 모으려 빗자루를 든 내 모습
나는 어떤 색깔의 사람 양말일까
돌아다닌 적 없어도 달아 남루해진 나목상체
맑은 하늘이 걸터 앉는다
싸늘한 바람이 가지사이를 쉽게 빠져나간다
함께 뒹구는 가을이
마냥 따스하기만 한 것은 내 등을 쪼여주는 저 햇살
다음 계절을 꿈꾸고 있는
귀소의 뿌리 의식
움츠러드는 어깨를 추겨세운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따스한 심장 가득 차는 충만
살아있음이 참, 좋구나
맑고 맑은 가을호수에 아침이 내려오면
굴절된 나의 안팎 시력은 드디어 교정된다
뭉클, 목구멍에서 발 뒤꿈치까지 관통
더 바빠진 청소부의 손길
낙엽을 쓸고 나를 쓸고
마음속 더러움을 빗질한다. 지구 밖으로 쓸어낸다
한사코 붙어있는 욕심의 낙엽들을
이 가을 나의 예감은
달아 구멍 난 양말의 내 모습
기워달라고 뿌리에게 몽땅 내주는
9//16/2012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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