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을 그리던 시절
2005.03.06 16:21
문신을 그리던 시절 / 강학희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문신을 그리던.
20년 전 아들아이
노랑 꼬랑지 머리 선언했을 때
난데 없는 족쇄 같은 귀걸이 한 짝,
개 목걸이 걸었을 때
꽃잎 하나 팔뚝에 심었을 때
잠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미친 듯
귀 하나 자른 민대머리
목 없는 머리, 팔 없는 손
일그러진 코와 눈과 비틀린 입의
면벽 달마도 문신을
밤새 그리고 또 그렸었다
이젠 저도 나도 피식 웃는
달마 동쪽으로 간 이유를
어슴히 알아버린.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문신을 그리던.
20년 전 아들아이
노랑 꼬랑지 머리 선언했을 때
난데 없는 족쇄 같은 귀걸이 한 짝,
개 목걸이 걸었을 때
꽃잎 하나 팔뚝에 심었을 때
잠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미친 듯
귀 하나 자른 민대머리
목 없는 머리, 팔 없는 손
일그러진 코와 눈과 비틀린 입의
면벽 달마도 문신을
밤새 그리고 또 그렸었다
이젠 저도 나도 피식 웃는
달마 동쪽으로 간 이유를
어슴히 알아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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