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2005.05.23 03:35

고대진 조회 수:77

1 불어난 강물에 업혀 뿌리 뽑힌 나무 넘실 넘실 달린다 흐름에 마끼면 저리 편한 것을 내가 살아온 길은 진정 흐름을 거스리는 길이였을까? 강 건너에 보이는 평안은 진정 멀기만 한 것인가? 다리 배 가슴 물에 잠겨본다 발을 당기는 힘찬 흐름 강물 속으로 아득히 어두워지는 목소리… 2 '위험해… 건너지 마…' 외치던 내 고함 정녕 들을 수 없었을까? 허연 물살에 휩싸여 떠오르지 않는 너 나는 물가를 헤매는 어미 청동오리가 되었다 더 큰 소리면 들었을까? 더 큰 사랑이면 보았을까? 잿빛 하늘엔 허공을 훠히 맴도는 미친 바람이 울고 있다 * 公無渡河歌는 문헌상 우리나라의 가장 오랜 서정시로 고조선의 진솔사람 여옥이 지은4언4구체의 한역가이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마오/ 임은 그예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가신 임을 어이할꼬’ 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