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2005.06.24 08:41

안경라 조회 수:65 추천:7

중심이 아니고는 그대를 말할 수 없습니다

겹겹이 두루던 단단한 살 싸각싸각 떨쳐내어
마지막 남은 검은 입술로 흰 여백을 만나면
거기, 그대를 향한 무수한 언어들

까맣게 탄 심장으로만 나를 고백합니다

조금씩 내가 사라지는 것, 뜻없는 이별 아닙니다
누군가의 갈급한 심정의 손끝에 붙들려
사상과 그리움, 시로 깨어나
떠다니는 바람의 향기처럼 그대에게 흐르면
떼어낼 수 없는 하늘의 별같이
그대 가슴에 촘촘히 새겨지는 추억으로 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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