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2007.01.10 08:23

정문선 조회 수:53 추천:3

눈 이야기 나의 애견(愛犬)만이 들을 수 있는 고요한 소리로 해를 보내는 밤 눈을 찾아 떠난 시인은 눈 좋아하다 폭설 속에 갇혀 꼼짝 못 했다는 허 허 하얗게 눈 소식을 들려주는 너털웃음 안에 쫑긋한 나의 두 귀가 들어간다 이삿짐에 깜빡 삽을 잊어버려 하얀 나라의 곰이 될 뻔 했다는 전화 한통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그늘진 응달의 잔디에도 눈이라고는 볼 수 없는 로스앤젤스의 햇빛아래 육각형으로 모난 내 마음을 눈꽃이 되어 날리게 하는 전화 한통의 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