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2007.04.09 14:09
나는 거울 앞에 앉아 새삼스레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세월의 주름살보다 이민살이의 주름살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요즈음에는 젊은 사람도 ‘보톡스’라는 주사를 맞아 주름살을 제거 한다는데,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지, 일시적이라 한다. 성형주사나 화장품으로 과연 얼마나 주름살을 제거할 수 있을는지.
사람은 20세까지는 성장만 하다가 그 후부터는 서서히 노쇠현상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눈언저리의 주름살은 20세부터 생기고, 이마의 주름살은 30대후반에, 40대후반이 되면 입언저리에 주름살이 잡힌다고 한다.
서양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눈가의 주름살은 <이성의 참맛>
이마의 주름살은 <인생의 참맛>
입가의 주름살은 <천리의 참맛>.
생각해 보면 주름살이란 살아온 삶의 표증인데도 그것을 받아드리기 싫은 마음은 동서양,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가 보다.
시중에는 주름살 방지약, 주름살 제거크림, 보톡스 주사… 등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주름살은 일종의 피부병이라고까지 하기도 한다.
동양 고대의 미용비방책인 <의심방>에도 주름살 펴는 약방이 나와 있고, <동의보감>에도 주름살 방지처방이 나와있다.
서양에서는 최초로 주름살 제거법을 쓴 사람은 네로 황제의 아내였다한다. 주름살 제거에는 나귀젖이 특효라하여 나귀젖으로 목욕을 했으며, 나귀젖으로 세수를 했다. 네로의 아내에게 나귀젖을 대기 위해 5백 마리의 나귀를 길렀으며 그 나귀를 기르는데만 노예를 5백명을 거느렸다한다. 네로의 아내가 여행을 갈 때면 이 나귀 부대가 수행을 했다고 하니...
이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복잡했을까. 그래서 그랬는지 네로의 아내 피부는 늙어서도 계란껍질같이 매끌매끌 했다고 한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언제 왔는지 등 뒤에서 딸아이가 서 있다. 나는 대뜸 말했다.
“얘! 에덴동산 ‘이브’도 주름살 때문에 고민했을까?”
믿도 끝도 없이 뱉은 내 말에 딸아이는 어이가 없는지 대답은커녕 눈만 흘기고 지나간다.
옛날에 어느 정승이 뜻한 바 있어, 속세를 버리고 금강산 깊숙이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산새, 들집승들과 살았다. 늙도록 잔주름하나 생기지 않은 정승의 모습이 늘 궁금하던차 모시고 있던 제자가 어느날 비방이 뭐냐고 물었다. 정승은 한마디로 대답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에 주름살을 긋지 마라”
문득 당나라 ‘한산’의 시가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미움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가라하네.
이렇게 산다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 얼굴에 주름살이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봄에는 항상 경기가 좋아진다는 소문이 들린다. 정말 소문대로 경기가 좋아져서 이민살이에 늘어만 가는 주름살도 펴질 수 있는 새봄이었으면 좋겠다.
세월의 주름살보다 이민살이의 주름살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요즈음에는 젊은 사람도 ‘보톡스’라는 주사를 맞아 주름살을 제거 한다는데,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지, 일시적이라 한다. 성형주사나 화장품으로 과연 얼마나 주름살을 제거할 수 있을는지.
사람은 20세까지는 성장만 하다가 그 후부터는 서서히 노쇠현상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눈언저리의 주름살은 20세부터 생기고, 이마의 주름살은 30대후반에, 40대후반이 되면 입언저리에 주름살이 잡힌다고 한다.
서양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눈가의 주름살은 <이성의 참맛>
이마의 주름살은 <인생의 참맛>
입가의 주름살은 <천리의 참맛>.
생각해 보면 주름살이란 살아온 삶의 표증인데도 그것을 받아드리기 싫은 마음은 동서양,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가 보다.
시중에는 주름살 방지약, 주름살 제거크림, 보톡스 주사… 등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주름살은 일종의 피부병이라고까지 하기도 한다.
동양 고대의 미용비방책인 <의심방>에도 주름살 펴는 약방이 나와 있고, <동의보감>에도 주름살 방지처방이 나와있다.
서양에서는 최초로 주름살 제거법을 쓴 사람은 네로 황제의 아내였다한다. 주름살 제거에는 나귀젖이 특효라하여 나귀젖으로 목욕을 했으며, 나귀젖으로 세수를 했다. 네로의 아내에게 나귀젖을 대기 위해 5백 마리의 나귀를 길렀으며 그 나귀를 기르는데만 노예를 5백명을 거느렸다한다. 네로의 아내가 여행을 갈 때면 이 나귀 부대가 수행을 했다고 하니...
이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복잡했을까. 그래서 그랬는지 네로의 아내 피부는 늙어서도 계란껍질같이 매끌매끌 했다고 한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언제 왔는지 등 뒤에서 딸아이가 서 있다. 나는 대뜸 말했다.
“얘! 에덴동산 ‘이브’도 주름살 때문에 고민했을까?”
믿도 끝도 없이 뱉은 내 말에 딸아이는 어이가 없는지 대답은커녕 눈만 흘기고 지나간다.
옛날에 어느 정승이 뜻한 바 있어, 속세를 버리고 금강산 깊숙이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산새, 들집승들과 살았다. 늙도록 잔주름하나 생기지 않은 정승의 모습이 늘 궁금하던차 모시고 있던 제자가 어느날 비방이 뭐냐고 물었다. 정승은 한마디로 대답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에 주름살을 긋지 마라”
문득 당나라 ‘한산’의 시가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미움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가라하네.
이렇게 산다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 얼굴에 주름살이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봄에는 항상 경기가 좋아진다는 소문이 들린다. 정말 소문대로 경기가 좋아져서 이민살이에 늘어만 가는 주름살도 펴질 수 있는 새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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