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를 지킨다

2007.05.09 10:17

정문선 조회 수:44

둥지를 지킨다 날마다 쓸어도 마른 가지들이 떨어져 흩으러 지는 붉은 부겐빌리아가 버티고 있는 곳 새 한 마리 부른 배 안고 드나들며 가벼운 깃털도 물어오고 솜털도 물어오고 검부러기도 물어와 반달 모양의 새둥지를 짓는다 행여, 창문 여는 소리에 놀랠가 붙박이창이 되어 숨죽이며 먼 비행에서 쉬는 새를 본다 잎 하나 내려놓던 부리 닦고 어디론가 다시 날아가는 지친 날개 아래로 편지함을 여는 배달부에게도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쉬-이! 나는 작은 새의 집을 지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