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자서전/한국일보
2007.07.25 15:07
하얀 시장기가 바닥을 흔들면
내려가는 체온을 딛고
올라오는 식욕이
으레 거머쥐는 밥그릇 하나
유심히 내려다 본다
쌀 한 톨에 들어있는 일년 치 햇볕
고봉의 저자 얼굴 겹친다
위의 첫 관문에서부터
잘디잘게 부서지는 헌신
완숙의 부드러운 몸짓으로
스스로를 태워
내 놓는 힘
가파른 절벽을 내려
구불구불 마을 한복판을 지나
고향을 향한 기본 행진 앞에
발 크기 보다 더 큰 과식의 신발이 신겨져
비틀거리기 일수다
오늘도
밥그릇 가득
내장에 들어온 빛의 자식들
밥알 하나하나 머리를 맞대고
혈관을 돌면
세포 도서실마다
건강하게 불이 켜져
소상히 읽히고 있다.
2007년 7월 24일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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