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14 16:13
|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 홍인숙(Grace) "白色 공간/ 지독한 幻視, 幻聽의 세계/ 안개 속에 갇혀 있다." 이십대의 어느 날, 일기 중 한 부분이다. 결혼 후 곧바로 부딪친 미국이라는 거대하고 낯선 문화와, 복잡한 인간관계, 최초의 육체노동은 나의 정신세계를 깊은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낮 동안의 쌓인 긴장감으로 매일 밤 無意識의 늪 속을 허우적거리고 다녔다. 혼돈의 깊은 수렁을 헤매다가도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희미하게 들면 소리도 쳐보고, 발버둥도 쳐보지만.... 그곳은 고독한 백색의 공간, 소리도 움직임도 없는 또 다른 거대한 세계였다. 한참 안간힘 하다 현실로 돌아오면 형용할 수 없는 허탈감이 흠뻑 젖은 옷 갈피를 차갑게 밀고 들어왔다. 날이 밝으면 쾡 하니 눈만 걸린 얼굴로 준비된 일상을 따라나서고.. 그런 날이 반복되다 한번씩 구급차를 타고... 이십대의 발랄함을 상실한 동양의 여인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미국인 의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진단을 내렸다. "향수병(鄕愁病)입니다" 어디로 갈까.... 방황이 깊다보면 바로 그 방황이 사치란 것을 알게 될 때가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거부할 수 없는 길이 눈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강해져야한다는 마음 하나로 낯선 땅을 신호등도 무시하고 숨가쁘게 달렸다. 이제 그 방황의 거리, 백색의 공간을 뒤돌아보면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 迷路를 헤쳐왔는지.. 나 스스로를 따뜻이 안아주고 싶다. 이제는 신호등을 바라보며 편안한 마음으로 네거리를 건너고 싶다. "詩를 좋아하냐고 물으셨나요? 제게 詩는 신호등의 빨간 불이지요. 무의식의 일상에서 멈춰 서 한번씩 나를 꺼내보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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