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아침
홍인숙(Grace)
세상이
말간 얼굴로 눈을 떴다
밤새 내린 비로
채 마르지 않은 대지
햇살에 눈이 시리다
준비된 삶으로 향한
새들의 분주한 몸짓
일제히 일어서는 풀꽃들
밤잠 설친 얼굴에도
자연의 숨소리는 너그럽다
광대한 세상
나 또한 빗물처럼 지새우다
어느 아침
맑게 씻긴 영혼으로
내 최초의 순간 앞에 서고싶다
순수로 남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