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벤더와 함께
2018.01.29 06:42
라벤더와 함께
박효근
진보랏빛 꽃대 위에
쐐기풀 나비 한 쌍
시간 앞세우고
팔랑거리는 바람 함께
길 떠날 준비한다
오늘은
하얀 쪽배 타고
배낭여행 떠나는 날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길인 줄 알면서도
라벤더
아직은 밤인데
안개 덥힌 강 따라
너도 함께
길을 떠나려는가
※시작 노트
붉은 황혼이 깃든 실낱 같은 오솔길이 저 멀리 보입니다
가슴을 눈물로 흠뻑 적시는 보래색 침묵
가슴엔 한가닥 이슬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밤이 가기 전에 촛불이 꺼질 것이란걸 부인하지 말아 주세요
여명이 손짖합니다
종말은 없음이 아니겠냐고
소멸은 또 다른 무엇이 생성되는 순간이지요
하늘에는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지난 밤엔 이슬비가 살짝 내렸나 봅니다
진보라색 라벤더 꽃잎이 뽀얀 은구슬을 매달고
저마다 생의 신비체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네요
먹구름이 하늘을 덮은지 오래입니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것 운명이라지요
시간이 흘러도 답은 없답니다
침묵은 나의 최선의 선택
라벤더(Lavender) 꽃 영혼.....
곱게 포장하여 흰구름 태워 멀라멀리 날려 보내렵니다
푸치니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루시아노 파파로치의 음성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 순간
의미 있는 미소 띠운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네요
남몰래 흐르는 눈물 결코 딱지 않으렵니다
운명인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