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벤더와 함께

2018.01.29 06:42

박효근 조회 수:79

라벤더와 함께

 

                                                              박효근

 

진보랏빛 꽃대 위에

쐐기풀 나비 한 쌍

시간 앞세우고

팔랑거리는 바람 함께

길 떠날 준비한다

 

오늘은

하얀 쪽배 타고

배낭여행 떠나는 날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길인 줄 알면서도

 

라벤더

아직은 밤인데

안개 덥힌 강 따라

너도 함께

길을 떠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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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붉은 황혼이 깃든 실낱 같은 오솔길이 저 멀리 보입니다

가슴을 눈물로 흠뻑 적시는 보래색 침묵

가슴엔 한가닥 이슬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밤이 가기 전에 촛불이 꺼질 것이란걸 부인하지 말아 주세요

여명이 손짖합니다

종말은 없음이 아니겠냐고

소멸은 또 다른 무엇이 생성되는 순간이지요

하늘에는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지난 밤엔 이슬비가 살짝 내렸나 봅니다

진보라색 라벤더 꽃잎이 뽀얀 은구슬을 매달고

저마다 생의 신비체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네요

먹구름이 하늘을 덮은지 오래입니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것 운명이라지요

시간이 흘러도 답은 없답니다

침묵은 나의 최선의 선택

라벤더(Lavender) 꽃 영혼.....

곱게 포장하여 흰구름 태워 멀라멀리 날려 보내렵니다

푸치니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루시아노 파파로치의 음성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 순간

의미 있는 미소 띠운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네요

남몰래 흐르는 눈물 결코 딱지 않으렵니다

운명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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