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걸려온 전화

2008.12.21 11:20

박효근 조회 수:1010 추천:132

                      저녁에 걸려온 전화
                                                    
                                                 박효근


저녁 6시
이억만리 태평양을 건너
전화벨이 울렸다
샛골 삼거리
장승이었던 혁이가
돌아오지 못할
먼길을 떠났단다

머리를 기둥에
받친 듯 하다

창문 밖
색 바랜 빈 하늘에
줄도 없이 떠 있는 반달
어젯 밤엔 못 보았는데

혁이는 늘상
저 반달만 타면 은하를 건너
별나라로 갈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러든 혁이가
오늘은
기어이 표를 끊어
반달을 타고 말았다
인사도 없이

이유는
알아야 하는데

도무지
가슴이 허전해서 이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나도 같이
갈걸 그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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