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걸려온 전화
2008.12.21 11:20
저녁에 걸려온 전화
박효근
저녁 6시
이억만리 태평양을 건너
전화벨이 울렸다
샛골 삼거리
장승이었던 혁이가
돌아오지 못할
먼길을 떠났단다
머리를 기둥에
받친 듯 하다
창문 밖
색 바랜 빈 하늘에
줄도 없이 떠 있는 반달
어젯 밤엔 못 보았는데
혁이는 늘상
저 반달만 타면 은하를 건너
별나라로 갈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러든 혁이가
오늘은
기어이 표를 끊어
반달을 타고 말았다
인사도 없이
이유는
알아야 하는데
도무지
가슴이 허전해서 이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나도 같이
갈걸 그랬나 보다
박효근
저녁 6시
이억만리 태평양을 건너
전화벨이 울렸다
샛골 삼거리
장승이었던 혁이가
돌아오지 못할
먼길을 떠났단다
머리를 기둥에
받친 듯 하다
창문 밖
색 바랜 빈 하늘에
줄도 없이 떠 있는 반달
어젯 밤엔 못 보았는데
혁이는 늘상
저 반달만 타면 은하를 건너
별나라로 갈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러든 혁이가
오늘은
기어이 표를 끊어
반달을 타고 말았다
인사도 없이
이유는
알아야 하는데
도무지
가슴이 허전해서 이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나도 같이
갈걸 그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