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샘 제 6 장

2003.05.12 12:49

전상미 조회 수:1311 추천:134

서울의 밤은 화려했다.
강진우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고은미를 방해하지 않았다.
밤 12시가 다 되었는데도 거리에는 차들이 환한 불을 켜고 달리고 있다. 고은미는 청월의 묘한 표정이 잊혀지지를 않는다. 경쟁자가 생기자 고은미는 강진우와 가까워 지고 싶어졌다. 사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청월이가 강회장을 사랑하는것 같아요"
"글세요. 그럴지도 모르죠"
강진우가 자신있게 대답하자 고은미는 웃었다.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속셈이기도 했다.
강진우는 고은미가 묵고 있는 M 호텔 현관에 차를 세웠다.
고은미는 어쩐지 그와 헤어지기가 싫었다. 그렇다고 밤이 늦었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좋은 찻집으로 초대해 주어 감사해요. 그럼 안녕히. . ."
강진우는 얼른 차에서 내렸다. 검은색 긴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에게 차 키를 맏기고 고은미를 따라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늦은 밤이라 로비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강진우는 고은미를 엘러베이터앞까지 따라왔다.
"제 방에 커피가 있는데. . . "
"커피 한잔 주시겠습니까?"
그들은 엘러베이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은미는 순간 자신이 너무 경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색한 공기가 그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30층에서 내렸다. 넓은 복도에도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다. 3038 호 앞에서 고은미가 카드를 문에 꽂았다. 파란불이 깜박 하고 들어 오면서 방문이 열렸다. 방은 아주 넓었다. 킹사이즈 침대가 가운데 있고 탁자와 의자들이 편안한 자세로 자리잡고 있다. 침대보가 가지런히 접혀져있고 새하얀 벼개위에 초코렛 두개가 주인을 가다리고 있다.
"앉으세요. 커피 금방 끓일게요"
강진우는 의자에 앉았다. 고은미는 병에 있는 물을 커피팟에 따르고 커피를 끓인다. 고은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커튼이 반쯤 열려있는 창으로 어둠이 쏟아져 들어왔다. 방으로 쏟아져 들어 온 어둠은 불빛에 금방 녹아졌다.
"미국으로 언제 돌아가십니까?"
강진우의 조용한 음성이 커피향과 함께 묻어 나왔다.
"내일 밤 비행기로 가기로 했어요"
다시 침묵이 흐른다.
고은미는 커피잔에 커피를 따라 강진우앞에 놓았다. 그리고 고은미는 맞은펀 의자에 앉았다. 말없이 커피를 마신다. 눈이 마주치자 그들은 미소를 주고 받는다. 커피잔에 커피가 다 없어졌다. 이제 강진우는 가야하지만 의자에 붙어있는 사람처럼 앉아만 있다. 고은미도 그가 일어나서 가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이다.
"내일 점심대접해 주고 싶은데..."
강진우가 웃으면서 물었다. 공대를 안하고 말끝을 반말비슷이 끝내니까 친한 기분이 들었다.
"내일 점심에 미리 해 놓은 점심약속이 있어요."
"그러면 저녁같이 먹고 내가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면 어떨까요?"
"그래도 되지만 미안해서. . ."
"그럼 이만 갈게요. 너무 늦게 있어서 미안 함니다"
그는 일어서면서 창밖을 내다본다. 간간히 차들이 지나가고 길 건너 성모병원 간판의 네온사인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새로 지었다는 도곡동 아파트 단지의 불빛까지도 보인다.
"여기서 내려다 보는 야경이 아주 황홀하리 만큼 아름답군요"
고은미는 그가 감탄하는 창밖을 내려다 본다. 매일 밤 내려다 보았는데. . .이 밤은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그때 강진우가 뒤에서 고은미의 허리를 않았다.
고은미는 놀래거나 뿌리치지 않았다. 허리로 부터 느껴오는 감미로운 감촉이 고은미의 숨소리를 빠르게 만들었다. 그런상태로 그들은 야경을 내려다 본다. 강진우의 두손이 허리로 부터 고은미의 풍만한 가슴으로 올라왔다.
그는 아주 천천히 고은미의 가슴을 만진다. 그의 뜨거운 입김이 목뒤로 타고 고은미의 얼굴로 흘러온다.
그 황홀함에 고은미는 이 순간이 이대로 멈추어 있었으면 좋다는 바람이 든다. 아주 오랫만에 온 몸으로 느껴지는 떨림이기도 했다. 그가 힘주어 고은미의 가슴을 자극함으로 고은미는 현기증을 느낀다. 성모병원의 네온사인이 시야에서 점점 흐려지는 기분이 들때 강진우는 고은미의 몸을 돌려 그의 가슴에 않았다.
그는 고은미의 얼굴을 그의 얼굴로 덮는다.
그가 고은미의 입술을 갖는다.
길고 달콤한 그들의 첫 키스는 야경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이어진다. 밤이 소리없이 점점 깊어 가는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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