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샘 제 11 장

2003.08.22 14:12

전상미 조회 수:1404 추천:125

사랑의 비극은 죽음이나 이별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고은미는 정신을 차렸다. 무관심은 미워하는 것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아릿한 외로움을 느낀다.
서울에서 강진우와 있었던 일들은 이미 지나간 사건이다. 지금 이 순간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현실을 인정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나니까 세상이 달라 보인다.
고은미는 옛날처럼 씩씩하게 사업에 매달렸고 골프도 치고 친구들도 만났다.
마음이 풀리니까 웃음도 나왔다. 웃을 기분이 아니더라도 웃었다. 그러니까 멋진 기분이 되었다. 웃음이 먼저이면 행복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는 말이 옳았다.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게 아니다.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웃으니까 고은미 자신이 변화되었다.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고은미는 그럴 생각이 없다. 자신에게 충실하고 자신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다.
현박사와 일주일에 한번 만나서 골프 치고 저녁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박사와 끝까지 친구로 남은것은 참 잘 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박사는 좋은 친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람이다. 조용하게 고은미의 등 뒤에 울타리를 쳐주는 사람이다. 좋은 친구 하나 있으면 세상 살 맛이 난다는 사실도 느꼈다. 현박사도 이제는 고은미를 여자로서 사랑하기를 포기한 듯 하다.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는 것으로 행복해 했다.

시간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삶에는 골똘히 생각해서 좋은 것과 골똘히 생각하지 않는 쪽이 좋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 고은미는 강진우와의 일을 골똘히 생각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은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이니까. . . . .
내가 누군데. . .하면서 고은미는 오늘도 혼신을 다해 자신과의 반복적인 싸움에서 이겼다. 종착은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니까. . .
그래도 고은미의 가슴은 슬픔으로 조여왔다. 슬픔은 강물이 되어 가슴으로 흘러왔다. 강진우의 강으로 사랑에 빠져버린 자신을 부인할 수가 없어 가슴이 아파왔다. 사랑은 항상 맑고 푸른 바다가 아니라는 사실도 안다. 파도가 수시로 몰아치고 무서운 폭풍과 짙은 안개라는 사실도 안다. 사랑은 일생에 섬광처럼 빛나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고은미는 강진우를 만나러 서울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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