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푸른사상사> 발행

  “오늘의 좋은 시” 로 선정되어 수록된 작품


꿈의 PH 7.0 구역

                                           조옥동

나와 너 사이
물과 피 사이
사랑과 미움 사이
이것과 저것 사이 평형은 외로운 한 점
소금 아니면 설탕의 맛  

나와 너를 버리면
물과 피를 섞으면
미움이 사랑을 만나면
시큼하지도 쓰지도 않는 PH 7.0이 될까

백과 흑 그사이 황색은 피부의 PH 7.0일까
물음표 하나씩 잡고 내일을 기대고 앉은 뉴욕 지하철 전동차 칸은 지옥도 아니고 천국은 더욱 아닌데 PH 7.0 구역은 갈수록 오리무중 말초신경 바늘 끝엔 신호조차 닿지 않네 와이어리스, PH 7.0은 제한 구역?





세월의 촘촘한 계단을 내려가던 발걸음 갈수록 가속의 두려움에 떠밀려 몸뚱이는 앞으로 쏠리고 귓속엔 매미 허물 한 조각 달라붙어 잠 속에도 솔바람 소리만, 어느새 꿈의 PH 7.0 구역을 지났다

제한 구역은 없었다

* PH는 산성과 염기성(알칼리성)을 측정하는 이온농도 지수로 PH 7.0은 이온농도가 동일한 점이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6년 9-10월호에서

  




  2007년 <푸른사상사> 발행

  “오늘의 좋은 시” 로 선정되어 수록된 작품

   산성과 염기가 같은 이온농도가 되는 지점을 PH 7.0이라고 한다. 시인은 사랑과 미움의 경계를, 소금과 설탕맛의 경계를, 시큼하지도 쓰지도 않은 PH 7.O으로 생각해보고 있다. 재미교포인지라 백과 흑 사이의 황색을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미국에서 황색인종으로 살아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세월은 흘러가고 나이는 계속 먹어 가는데 나는 나를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세월의 촘촘한 계단을 내려가던 발걸음 갈수록 가속의 두려움에 떠밀려 몸뚱이만 앞으로 쓸리고” 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허나 어찌할 것인가. 내 “귓속엔 매미허물 한 조각 달라붙어 잠 속에도 솔바람 소리만” 들리건만. 수구초심이라고 나이 먹을
수록 시인의 혼은 더욱더 고국을 향해 있다.

                            해설은 이승하(중앙대 문창과 교수) 시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 존재의 이유/미주한국일보-"이 아침의 시"-2012년5월31/김동찬 조만연.조옥동 2014.09.11 122
13 황혼-----조옥동/시인 윤석산 교수의 해설 조만연.조옥동 2012.11.01 378
12 "세월의 갈피 속에 접힌 아픔을 만나기 위하여"(제2시집 해설문) 이승하 2007.05.22 1161
» 꿈의ph 7.0 구역 (푸른사상사 발행 2007년 "오늘의 좋은 시" 에 선정)----조옥동 이승하 2007.05.22 704
10 인생과 자연 사랑의 인격적 승화/조만연수필집<새똥>을 읽고 ----최선호 (목사님) 평론가 조만연.조옥동 2011.10.04 777
9 어둠이 나를 삼킨다/[시로 여는 세상]/뉴욕일보----신지혜 조만연.조옥동 2010.11.15 703
8 조옥동의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 를 읽고--유경환 조옥동 2007.08.29 470
7 제2시집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 를 읽고 최선호 2007.08.21 836
6 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 (조옥동의 '약속')-중앙일보에서 조옥동 2007.08.09 590
5 한혜영의 "이 아침의 시"(조옥동의 '어느 귀거래')-한국일보에서 조옥동 2007.08.09 571
4 '시의 한 구절이 툭 영혼의 옆구리를 치고...." 홍승주 2007.07.07 716
3 나는 당신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믿습니다.-한국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3-4월호,2006년- 나태주 2006.03.19 916
2 조옥동의 <내 뼈 속에는 악기가> 뉴욕중앙일보[시와의 대화] 신지혜 2006.03.26 926
1 조옥동 시인의 시세계 <인생과 자연의 파수꾼>--한국' 창조문학 '54호 최선호 2005.04.12 102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2
전체:
97,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