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2024.05.01 09:33
“우리 어머니 ”
4월 29일 어제
수많은 사연의 마침표가 내려다보이는(Rose hill)언덕에
우리들의 어머니를 묻어드렸네
고달픈 여인의 일생과 애달픈 여정도 함께 묻어드렸네
누군가가 먼저 떠나며 머릿돌에 새겨 넣었다지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고
고국에서 온 셋째의 글 기도를 조사(弔死)에
넣었으면 했는데 이루지 못하였네
언젠가 나도 기억을 파먹는 치매에 붙잡힐지 몰라
식구들 듣는 데서 한마디 유언도 남겼네
후대가 남은 삶을 사는 동안
어디가 될지 모르는 곳에 나 먼저 떠나면
깨끗한 무명천에 둘둘 말아
허름한 나무 관에 넣어 화장시켜
ㅇㅇ문에 넣어 달라'라고 했네
미국 이름으론 들어갈 수 없다는
오라버니 말이 생각나서 여러 궁리도 해보았네
이제 어머니의 기도는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 되었네
문신처럼 새겨진 추억도 순간순간이 박제된 기억들도
언젠가 흐려지고 옅어져 하나둘 별이 되어 떠나리
괜찮다 괜찮다 하시네
세월이 혈육의 질서를 지워가도
우리들의 후대가 우리와 다른 시간을 살아가도
반드시 원점으로 돌아온다고 하시네
어머니 감사합니다 어머니
아가페 사랑으로 보듬어도 몰라라 하는
우리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하시고 또 하셨습니다
뒤 돌아 보지 마시고 훨훨 떠나세요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둘째의 건강이 많이 회복된 지금은 2024년 4월 30일 저녁 일곱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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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들어왔습니다.
이주희님. 잘 지내셨나요?
마음에 남아 맴도는 글 고맙습니다.
앞으로 계속 좋은 글 많이 많이 부탁해요.
정말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