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도

2013.05.23 10:08

이주희 조회 수:1289 추천:126

   

  파도 /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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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끌어 지평선에 여미고
당신은 왜 내게로 오셨나요
온갖 풍랑에 마음을 다쳐
철썩철썩 거리다
그만 가슴이 멍들어 버렸나요

하얀 거품으로 애증을 감추고
당신은 왜 내게로 오셨나요
온갖 시름이 왈칵 몰려 와
모래밭에 숨어서
지난날 발자국을 지우시나요

비단 물결에 은비늘을 펼치고
당신은 왜 내게로 오셨나요
온갖 해초를 헤집어 놓고
머뭇머뭇 다가와
저리 달아날 줄 알고 계셨나요

돌아보지 말고 떠나라 하시고
당신은 왜 내게로 오셨나요
온갖 미련과 상념에 젖어
훌쩍훌쩍 울다가
흐느낌에 어깨를 들썩이나요

깊은 사연을 산처럼 앞세우고
당신은 왜 내게로 오셨나요
온갖 추억을 꺼내려 하니
어쩌면 또 어쩌면
홀로 지친 세월이 눈물 나나요


-(머리 깎는 채송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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