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09:44
분수(噴水)는 분수(分數)를 안다 높이 솟아오르다가 도 멈출 줄 알아 떨어질 때 화사하게 부서진다 오르지 못할 곳에 시선 거두고 가진 것 모두 쏘아 올려 남을 기쁘게 하는, 힘겨워 주저앉은 손바닥에 한 가닥 빛을 쥐어 준다 원래는 갇힌 몸이었을, 어두운 그림자 떨치고 일어나는 명랑한 웃음 사방에 퍼져 나가 낙담하고 누워있는 지난한 시간들 깨운다 샘이 없이도 샘솟는 기운을 나누어 주는 분수(噴水)는 길 잃고 헤매다 기대선 등줄기에 새 길로 들어서는 분수령(分水嶺)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