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09:52
어떤 시간을 물어다 쏟아 놓는 것일까 까불대는 새들의 종종거림 높였다 낮췄다 바쁘게 전하는 소식이 아침 햇살타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어린 시절 파란대문으로 달음박질하면 언제나 모자라는 시간 동동거려도 귀 한쪽 내게 내주던 엄마가 있다 부엌으로 마당으로 옥상으로 엄마 치맛자락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 버스타던 일 학교에서 배운 것들 고스란히 그려내면 아이고, 그랬어, 그랬구나, 저런, 흥겨운 박자로 함께 노래해주던.
창에 스미는 새들의 밟고온 시간을 본다 재잘거리는 소식들 열심히 주워담는 어미새의 바쁜 날개짓 소리 가슴 깊은 곳까지 들어와 울컥울컥 뜨거운 것을 길어 올린다 새들의 작은 날개 빌어 저 하늘 노저어 가면 서쪽 나라 어딘가 파란 대문이 활짝 열려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