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옥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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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바닷가에 서면

2024.09.09 09:48

허경옥 조회 수:123

바닷가에 서면

 

 

바닷가에 서면

우리들의 시간 모였다 흩어지는 소리 들린다

각자의 보폭으로 자박자박 걷는 소리

거친 풍파 견뎌내는 소리

아우성 치는 소리

낙심하여 가라앉는 소리

기쁨에 튕겨 오르는 소리

이웃과 손잡고 키 자라는 소리

시간과 시간들 부대끼며 부서져

하얗게 몰려갔다 몰려온다

 

다양한 소리 한 아름 품고 유유히 흐르는

속 깊은 바다

따가운 햇살에 알알이 씻긴 시간들

바닷가에 눈부시게 쌓이고

그 위에 사각사각 깍지 낀 손으로 걷는 우리들의 맨발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서로의 시선이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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