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09:48
바닷가에 서면
바닷가에 서면
우리들의 시간 모였다 흩어지는 소리 들린다
각자의 보폭으로 자박자박 걷는 소리
거친 풍파 견뎌내는 소리
아우성 치는 소리
낙심하여 가라앉는 소리
기쁨에 튕겨 오르는 소리
이웃과 손잡고 키 자라는 소리
시간과 시간들 부대끼며 부서져
하얗게 몰려갔다 몰려온다
다양한 소리 한 아름 품고 유유히 흐르는
속 깊은 바다
따가운 햇살에 알알이 씻긴 시간들
바닷가에 눈부시게 쌓이고
그 위에 사각사각 깍지 낀 손으로 걷는 우리들의 맨발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서로의 시선이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