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신문과 TV 방송국 뉴스시간에 노인의 날에 대한 뉴스를 읽고, 듣고 보면서 언론인들의 노인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뉴스의 내용들은 대개 다음의 세 가지로 집약이 되어 있었다. 첫째는 인구 전체에 차지하는 노인의 비율이 너무 커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9.9%이고 10년 후면 14%가 되어 고령화 사회가 되고 20년이 지나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 고령화 사회가 되어 마치 큰 위기가 닥칠 것같이 인식하고 있는 듯하였다.
둘째는 9.9%의 노인인구가 의료보험료의 25%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서 암암리에 노인이 아닌 인구가 노인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것 같이 보였다.
셋째는 현재는 10명이 한사람의 노인을 부양하고 있지만 앞으로 5사람이 한사람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노인문제는 마치 지구의 온난화 문제처럼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큰 재앙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크게 잘못된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첫째 현재의 인구 구조상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문명발전과정에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역사상 인구구조 문제는 항상 우리와 함께 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시대에 달라 달랐을 뿐이다. 1950년대까지의 인구구조는 소위 말하는 高出産 高死亡에 의한 것이었다. 많은 아이를 낳고, 많은 아이들이 죽는 시대의 인구 구조다. 이때의 인구문제는 지극히 비극적인 것이었다.
다음으로 경제발전과 의학의 발전으로 高出産 低死亡 인구구조로 이행하게 된다. 즉 아이들은 많이 낳고 있는데 죽는 어린이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시작해서 1980년대까지의 기간이다. 이 기간의 인구문제는 온 나라에 어린이들이 가득하고,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인구의 구조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기를 적게 낳자는 가족계획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低出産 低死亡 시대다. 아기를 적게 낳을 뿐만 틈灸?인구의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이다. 앞으로 닥칠 노인문제는 바로 고 출산 저 사망시대에 죽지 않고 살아난 많은 아이들에 의한 것이다. 지금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인구가 노인이 될 때가 노인문제가 가장 심각해 질 때다. 이들이 노인이 되고 그리고 모두 죽을 때 비로소 인구구조의 안정이 오게 된다. 이것은 바로 문명의 발전에 의해 일어나는 인구구조의 이행에 의해 나타나는 자연현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결국 잘 해결해 낼 수 있다.
둘째로 의료보험재정을 노인들이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의료보험의 기본철학은 건강한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도와주는 제도다. 지금의 노인도 젊었을 때, 건강했을 당시 의료보험료를 내 노인을 위시하여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건강을 상실해서 보험의 혜택을 받을 차례가 되었는데 이 것을 문제 삼는다면 그 것은 공정한 평가도 아니고 건강보험의 기본 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잘못이다. 흡연자가 더 많은 의료보험 재정을 사용하는 것은 부당한 현상이지만 노인이 의료보험재정을 더 사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셋째, 노인이 많아 부양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은 순전히 통계적인 허수다. 우선 노인의 정의가 문제다. 노인의 기준 연령은 인구학적인 편의로 65 세로 했다. 과거에는 65세가 넘으면 노인이라고 해도 별 잘못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60-70대의 상당수는 생물학적인 연령으로 보아 부양 받아야 할 노인이 아니다. 부양 받아야 할 노인은 노화와 질병 그리고 불구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생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따라서 65세 이상 인구 중 더 많은 수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을 할 능력은 있어도 일을 할 기회가 없어 부득하게 피 부양자가 되는 것이 문제이다. 부양비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문제다. 일자리 문제는 노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문제일 뿐이다.
노인의 부양을 꼭 젊은이들 또는 65세 이하 만이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65세 이상의 비교적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을 얼마든지 부양할 수 있다. 해결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노인문제는 위기나 재앙이 아니다.
일본은 2006년에 인구의 20%가 노인인구로 소위 말하는 초 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일본사회는 노인문제에 대해 아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노인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 이것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앞서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나라들이다.
노인문제는 안정 인구로 이행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큰 문제라거나 위기 내지는 재앙으로 보는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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