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에 젖은 한강이...

2003.10.20 17:02

남정 조회 수:100 추천:5

오늘은 화요일 (10월 21일)
새벽부터 내린 가늘비가 둔치산책을 말렸습니다.
시가지가 젖고 한강이 젖어
내 마음 빗속을 헤매다 LA 가족들
목소리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힘들어 간 여행이니 더 쉬고 오라는 시어머님의
섬세한 배려가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삼성 Tower Palace 에 사는 재벌부인 대학동창이
LA서 간 친구 4명과 우리가 만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모아 주고 손수 만든 정갈한 회덮밥을
대접했습니다. 옛이야기 떠올리며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며 흥겨운 시간에 푹 빠졌드랬습니다.

문제는 모인 친구들이 한마디 씩 불편을 토로하는것을 들었습니다. 나야 지나가는 과객이니 마음 둘 일은 아니지만 일리있다고 느꼈습니다.
1, 2, 3, 4층 주차장은 입주자 전용 주차장이므로
방문객은 빙글빙글 돌아 내려가
지하 5층에야 겨우 주차하는등
Guest에 대한 배려가 전여 없는둣한 인상을 받았다고들 했습니다.
방문객은 일단 일층 로비에 주민등록증을 보이기만 해서는 안되고 아예 맡겨야 방문증 카드를 경비원 사무실에서 발급 받을 수 있고 그래야 출입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기사의 안내를 받아 모든 과정을 바이패스 해서 몰랐습니다.
여러번 와 본 적이 있는 한 친구는 기분이 몹시 상해 다시는 안오겠다고 작심했으나 오늘처럼 만나고 싶어하는 저같은 미국친구를 위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했다는 것입니다.
재벌부인 이 친구는 그지없이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인 걸 우리 동창들은 다 알고 있는데 65층의 100평은 퍽 넓고 쾌적했습니다. 실내를 꽉 채우지 않은 빈 공간과 여백이 많아 맘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큰 벼슬이라도 따 낸듯한 거만한 경비원들의 태도라 했습니다.
기사까지 보내 나를 Pickup까지 책임져 준 우대를 받은 나는 느끼지 못했기에 침묵했습니다만...
손수 부엌에서 부침 부치고 국도 두가지 미역국과 배추 된장국까지 끓인 정성을 보여 주고 모든것이 Home Cooking이어서 따끈 따끈할때라 한결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전통 한과와 맜있는 떡도 기억에 남도록 품위있게 서브해주는 섬세함도 보여주었습니다.

수고도 마다않는 넉넉한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 볼수 있어 안개자욱한 시가지 풍경처럼 풍요로운 마음이 되어갔습니다.
보이지 않게 특수층이 대접받는 사회가 현실이니
그 제도에 어느듯 익숙해진 모양이었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드는 삼투압 효과,
투명하지만 뚫고 나갈 수 없는 유리벽이 사방에 있는듯 보였고 친구는 절대 뽐내는 여인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른쪽 어깨죽지가 아프다며 손주재미가 살맛이라고 친구는 손주앞에 자신이 재롱을 떨며 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재형이란 손주, 참으로 잘 생겼드군요.( 내 눈에는 내 손자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데...)
이 친구는 65층에 ㄷ 자로 돌과 푸른 잔디를 심어 흙에서 높이 떨어져 있다는 감이 안들도록 했드군요. 자연을 가깝게 두려고 애쓴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대나무 숲이 두군데, 두 송이의 봉오리을 머금은 수련이 서있는 작은 돌 연못, 전통적 석상과 낮은 석등이 꼭 있어야 할 곳에 놓여있고 잔디 틈바구니 군데 군데 있는 화단에는 철따라 고운 꽃들이 피어 안정감을 주고 느슨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때마침 Tiger Lily가 한창이여서 볼만했습니다.
사람을 불편하게 가두는 제도를 친구는 자연을
집 가까이 끌어다 놓음으로 보상받으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또 하나의 별경이였습니다.
나는 재벌은 아니지만 재벌친구를 기까이 둔 탓에후한 대접받으며 옛 우정을 확인하고
신문에 떠들썩 했던 좋은 집을 구경할수 있었던것을 감사해 했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다양한 많은 만남, 특히 오늘은 학연을 고마워 한 하루였습니다.

이밤도 안식을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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