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메아리 출판사 서평
2015.05.02 10:22
출판사 서평
소설 속의 소설'에 깔린 그 침묵의 비밀
"침묵의 메아리"는 저자의 단편소설 가운데 한 작품이 소재가 되어 씌어졌다. 탈고한 후에는 세 곳의 인터넷 카페에 연재로 올리게 되었는데, 연재를 통해 많은 독자와 소통이 이루어졌다.
단편소설집 [가시꽃 향기]를 출간한 바 있는 저자는, 뒤늦게 소설로 뛰어들어 소설에 목말랐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 갈증을 해소하듯 창작에 매달린다.
이 소설에서 유해주와 강미경은 아주 다른 캐릭터로 등장을 하지만 인간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면 같은 맥락의 인물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침묵의 비밀" 소설 속의 강 미경이 소설 바깥으로 튀어나와 자아를 비판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강미경이 유해주가 되어, 애경의 죽음을 똑바로 들여다보았고, '소설 속의 소설'에 깔린 그 침묵의 비밀이 결국은 메아리가 되어 '본 소설'에서 울려 퍼진 것이다. 그러나 침묵의 비밀도, 그 메아리도 해결책은 없다.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가슴 아팠던 속설. 다시 돌아 올 거라는 기대. 오랫동안 날 기억해주길 바라는 이기심. 우연하게라도 마주쳤으면 하던 집착. 나 외의 다른 사람은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 이런 마음이 되살아나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를 설레게 할 것이다. 비록 결말은 비극적이어도. 소설속의 소설을 통하여 첫사랑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기도 하여 매우 흥미롭다.
'침묵의 메아리'는 도입부부터 읽는 이로 하여금 단박에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특이하게 '소설 속의 소설'이 등장하지만 그 구도가 아주 선명해 '본 소설'과의 줄거리가 잘 어우러진다. 표현력에 생동감이 넘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묘사가 뛰어나다.
그리고 연애의 환희와 상처, 실연에 따른 미묘한 심리묘사는 재미있으면서도 아릿하고 가슴 저리다. 외톨이가 된 주인공이 병마로 고통 속에서 헤매고, 악몽에 시달릴 때에는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엄습해 오싹 소름이 돋기도 한다.
전반부 '소설 속의 소설'에 깔려 있는 긴박감이 후반부에 가서는 '본 소설'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긴장감이 늦추어진 적 없이 소설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는 것이다. 더불어 막힘없이 흐르는 문장이 술술 잘 읽혀 눈은 쉼 없이 끝장을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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