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08.03.23 03:22

김순만 조회 수:342 추천:21









  







      어제/ 다정 김순만

      1
      안개에 뒤덮힌
      어둠 속
      흐릿함 처럼
      떠오르려 해도
      아무런 기억
      나지 않지만
      그 시절 만큼
      내 삶에서 아름다운 때는 없었네

      2
      철없던 소년으로
      길거리에
      고개을 든
      장미꽃 꺽어
      소녀에게
      건네고싶을 때
      어찌나
      그 마음 부끄럽든지

      3
      붉게
      물든 꽃 한 송이도
      건네 주지 못할 만큼
      수줍던
      나는
      어느날
      어른이 되어 있었네

      4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계절은 그 때처럼
      꽃피어 났고
      단단한 고집이 된
      나는
      부드럽게 다가온
      소중한 사랑조차도
      면도날처럼
      날카로움으로
      사랑의 가슴 찌르고 말았지

      5
      그게 내 딴에서는
      마음의 표현이었나봐
      영혼이 피흘리고
      낭자히 흐르는 핏자국에
      어찌 할 수 없었어

      6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은
      눈을 감아버렸고
      싸늘히 굳어져 버린
      비수는
      수 많은 세월 흘러도
      아물지 않았지

      7
      그런 시절이 있었지
      인생이 대체 무엇인지
      사는게 무엇인지
      답이 나오질 않아

      8
      겨울을 겪은 마른 나무처럼
      건조해져 버린
      나는 수많은 기억들을
      지우고,
      또한 삶에 울먹이면서
      살아야 했어

      9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서
      꺼져버릴 듯한 촛불을
      가슴에 품고 살아보려고
      몸부림 쳤지

      10
      지금은 또 다른 세상에서
      모든 세월을 벗어던진채
      살아가는 거야
      그래도
      계절은 변함없이
      꽃피어나 향기를 뿜어내지

      11
      그토록 거부했던
      장미꽃 앞에서
      나도 모르게 문득
      앉아 있는 나
      꽃에 다가서서
      너무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알몸 바라보고 있지

      12
      당신의 얼굴을
      하얀 백지위에
      극적거려도 흐릿하기만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지만
      단 한 번
      말하지 못했던
      사랑,그 말만 생각하면
      물컹이는 눈물나
      무척 사랑했나봐
      꽃향기
      가득한 장미꽃
      내 딴에는 그게 향기였나봐
      사랑이었나봐

      Written By Sunman Kimm
      2008.3.22. 13:09 #Proofreading 3.24. 03:00






♬Yesterday When I was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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