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9 04:27
(사진: 서울 야경 Unknown Picture)
21세기는 광학문명(光學文明)시대다.
가공할 전자 테크놀로지와 현란한 소프트웨어가 바로 그것이다.
빛과 색 그리고 속도로 표징(表徵)되는 광학문명은 현대인의 삶을 예측불허의 패러다임으로 바꿔 놓았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천문학적 정보를 초 단위로 저장하고 공유한다.
그런 가 하면, 가상현실속에서 아바타를 체험하며 환상의 늪에서 미몽(迷夢)에 빠져든다.
지구별 생성 후 인류사의 기념비적 오드(ode)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들은 마법의 상자로 불리는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통해 삶의 기저(基底)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이로 인해 인간이 최상의 덕목으로 여긴 오랜 관습인 충(忠) / 효(孝) / 인(人) / 의(義) / 지(智)등 규범이 방임(坊任)되고 있다는 말이다.
가치는 없고 상품만 존재하는 정보화 시대에 인간들은 자아(自我) 의 본질을 망각한 한 채 로봇처럼 기계화 되고 획일화 된 진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예컨대,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 엔진을 통해 순간 검색함으로써 그 결과에 자족(自足)한다.
따라서 이같은 가공할 정보화 시대에는 문맹(文盲)도 쉽사리 천재(天才)가 된다.
지구별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유통 시키며 소비자들의 원초적 본능을 충혈 시키는 삼성 / 구글 / 애플 / 페이스 북 등 이들에게 사람들은 맹신적(盲信的)추종을 묵언(默言) 서약(?)했다.
21세기 인간들은 이제 광학문명에 모든 것을 걸었다.
논리적 지식은 물론, 심지어는 비성적(非性的) 애성(愛性)까지.
과거에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다양한 감각기관들을 아무런 여과 없이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 자신이 창조한 고도화 된 테크놀로지와 변화무쌍한 소프트웨어의 빚과 색 그리고 속도의 결정체다.
지금 손아귀에 마법의 상자(스마트 폰)롤 거머 쥔 인간은 지금껏 한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을 맛본다.
만화가 산호가 그린 공상과학 만화 ‘라이파이’, 과학소설의 창시자 쥘 베른의 작품, 그리고 미 헐리웃이 배출한 불세출의 명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모험적인 사이언스 픽션(SF)이 인간의 삶을 파고든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인류가 수 만년이란 기나긴 진화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자아의식을 일깨운 이래, 인간은 불과 수세기 만에 신(神)도 깜작 놀랄 광학문명이라는 새 연대기(年代記)롤 펼쳤다.
헌데, 이처럼 환상적이며 편리한 광학문명을 즐기는 인간들이 갈수록 멍청해 지고 기계화 돼 가고 있다.
그리고 허무주의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대체 이유는 무엇이냐?
그것은, 인간이 삶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 낸 첨단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말초적 감성을 지배함은 물론, 이성의 하드웨어까지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아의 파편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인간은 광학문명의 광활한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반신반의 한 채 스마트 폰이 가리키는 나침반에 의지하며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이 같은 역설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허나, 이 역설은 현재 진행형이며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는 현실이다.
자신 곁에 화자(話者)가 있음에도 스마트 폰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는 인간들.
이부자리에서 뜨거운 방사(房事)를 치루면서도 서로가 스마트 폰으로 메시지를 날리는 아이러니.
단 한시라도 스마트 폰이 없으면 불안에 떨며 초조해 하는 금단(禁斷)주의자들.
이것이 최첨단 광학문명으로 무장한 21세기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그렇다면, 회의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같은 해프닝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가?
아니다.
있다.
해프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선 할 일은 파편화 된 자아를 보듬고 회복능력을 배가 하는 것이다.
또 한 최첨단 기기(컴퓨터와 스마트 폰)의 사용을 대폭 줄이는 일이다.
이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병행해, 사색과 독서, 대화에 적극적인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 가족과 / 이웃과 / 친애하는 사람과 / 거리의 사람들 / 신(神)과 함께 가자.
이렇듯 이성(理性)이 반듯한 자리를 회복 했을 때 비로소 인간은 허무주의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구현 할 것이다.
(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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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르는 속시원한 지적, 감사합니다.
가슴 눈이 멀고 있어요.
서울 방문에서 스마트를 잃고 난감의 절벽에 서 있었던 경험...
아찔, 무사 귀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