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들 / 성백군
한밤중
거실 안 반짝이는 불빛들이
어둠을 깨운다
컴퓨터의 여러 가지 기기들과
각종 충전기, 케이블박스, 가끔 번쩍하는 핸드폰까지
다 불을 켜고
보초를 서고 있다
주변이 캄캄하다고
같이, 잠들 수야 없다며
사람들을 위하여 밤의 수고를 아끼지 않다가
아침이 오면 자리를 내어 주고 말없이
뒷전으로 물러나는……,
저것들이 등불이다.
낮이라 비록 잘 보이지는 않지만
빛 속에 스며 들어 세상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