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우체국
이 월란
내 오막집 숨쉬는 길목에 햇살같은 소식 쌓인 푸른 우체국 하나 있다. 심상의 처마 아래 홀로 맑아진 창유리를 넘어가면 나를 부인하고자 목 쉰 울음에 모탕처럼 두들겨 맞아도 흐린 하늘 깨우는 종소리의 긴 여음처럼 모가지 늘이는 아, 나는 언제부터 이리 서러운 슬픔의 감옥을 지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나. 물오리 한 떼 기억처럼 떠내려가면 오월의 풋가지 끝에 눈처럼 내리던 물푸레 꽃으로, 투석 받은 맑은 피로 되돌아오는 기별이, 점점이 오금 저리는 투명한 사연들이, 모두 저 푸른 우체국에서 전해 오는 가슴 녹이는 한다발의 애원이었음에.
2008-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