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2
이월란(10/07/05)
나는 같은 음악들을 자꾸만 듣고 있다 침실에서도, 차에서도, 노트 북 앞에서도 앞 곡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곡이 내 속에서 먼저 목젖을 떤다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듣고 있으면 죽은 엄마의 자장가처럼 그것들이 내 몸을 악기처럼 타며 노래를 한다 항간엔 기발한 멜로디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는데, 어느 학살자도 그랬다는데 ‘Teach me how to speak', 'Teach me how to share', 'Teach me where to go'* 라는 노래들을 듣고, 듣고, 날이 훤히 밝아오도록 잠 못 이루며 들었다는데, 나는 무엇을 학살하고 있나 아니 학살당하고 싶은 것인가 이멀젼시 룸으로 달려가던 그 두려움 이었나 나 없이도 돌아가는 내 필름 속의 자막들 이었나 이젠 더 이상 맞닥뜨리기조차 버거운 낯선 얼굴들의 철퇴들이었나 선 강의실에서도 내 이름은 머시기구요 하는 첫인사 대신, 어젠 비가 왔는데요 내 발등에 떨어져 피가 났어요 하는 소리를 먼저 지껄이고 싶은 것인가
* 'shine' from 'collective soul'